대한신경과학회 “우울증 앓다가 갑자기 편해 보이면 ‘자살 고위험군’...관심 가져야”
대한신경과학회 “우울증 앓다가 갑자기 편해 보이면 ‘자살 고위험군’...관심 가져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06.30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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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극단적 선택 밀접 관련…공감하고 수용하고 경청해야
심한 우울증 앓다가 갑자기 편해 보이면 자살 고위험군…관심 가져야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이 밀접히 관련돼 있으며 주위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이가 있으면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하면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지난 29일 설명문을 내고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혼자 내버려두면 안 된다”며 “주위에 우울함이나 불안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에 연결해주는 등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학회는 또 “옆에서 관심을 두기만 해도 30%가 자살 계획을 중단한다”며 “극단적 생각이 들 때 주변의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자살을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회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리면 즐거움과 의욕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두통, 어지러움, 통증, 소화불량, 불면증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행동이 위축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 하고 대화도 없어진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가 어느 순간 절망감이 심해지면서 죽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악화된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따라서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자녀, 친구, 동료 등이 당사자에게 우울감이나 절망감이 있는지 자주 묻고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학회는 “자살하려는 사람은 실제로 죽고 싶다기보다는 현재의 고통을 멈추고 싶은 것”이라며 “자살 예방은 자살 경고를 인지하고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적었다.

특히 자살 이야기를 하거나 치명적인 도구를 찾는 행위, 심각한 자기 혐오와 자기 증오, 주변 정리,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작별 인사, 과음과 약물 복용과 같은 자기 파괴적 행동 등을 하는 사람은 자살 위험이 있으므로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또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갑자기 편해 보이고 행복해진 듯 보이는 사람 역시 자살 고위험군이므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극단적 선택을 기도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잘못된 상식도 지적했다.

자살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 자살하지 않는다는 통념에 대해 학회는 “아니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은 그 전에 대개 자살에 대한 경고나 사인을 보이므로 죽음에 대한 어떤 말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살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을 막기 어렵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매우 심한 우울증 환자도 마지막 순간까지 죽을지 살지 고민한다”며 “대부분은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살하려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그들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생각한다”며 “화가 나고 슬픔에 잠겨 우울하고 절망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감정적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전했다.

학회는 주위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혼자가 아니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라고 전했다. 특히 비판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공감하며 수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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