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정신장애, 정신질환 두 배 많다...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정신장애, 정신질환 두 배 많다...이유는?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08.06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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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폭식문화 정신질환 유발
참기만 하면 스트레스를 유발해 정신질환 조성
불안장애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아

현재 학계에서 파악된 성별에 따른 정신질환 차이점을 살펴보면 남성은 약물남용, 반사회적성격장애 등을 보이는 비율이 높은 반면 여성은 불안증이나 우울증등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다변화되는 이 시대에 적응하는 순응도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낫다는 연구결과다. 직장, 가정, 친구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남성들은 술이나 흡연, 모임이나 다양한 활동 등 외부적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반면 여성들은 돌출행동을 삼가고 각종 스트레스를 삼키려고만 해 정신질환적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여성이 남성보다 얼마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자.

 

1. 식이장애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풉니다. 직장에서 눈치보며 조금씩 먹다 집에서 왕창 먹어댑니다. 동료들 눈치 안보고 제가 먹고 싶은 것 먹어대는 거죠. 어제는 피자 한 판을 시켜 저녁식사로 먹었죠. 그런데 포만감이 생기지 않는 거에요. 그 다음날  직장에선 쫄쫄 굶다 퇴근 후에 또 먹어댈 것을 찾겠죠.  상사들 얼굴 생각하며 먹어대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조현병 당사자 김미영(가명)씨는 오랫동안 쉬다 어렵게 선배의 소개로 출판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주위 직원들의 눈초리가 자신을 정신질환자로 알아보는 것 같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퇴근하면 먹을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사실 회사 직원들은 그녀를 평범한 직원으로 알고 있는데 미영 씨가 오해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조현병 당사자들이 꽤 많다.

남성도 섭식장애를 경험하지만 여성이 더 흔하다. 특히 불규칙한 폭식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이는 체중이나 체형과 같은 외적인 부분에 대해 여성에게 좀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적 시선과 문화적 편견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폭식을 할때도 남성은 "어제 피자 한 판 다 먹었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반면 여성은 이 같은 말을 꺼내기 부끄럽고 창피하다. 이처럼 자신의 상태를 감추는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여성들도 뱉는 성질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직장에서 동료와 상사와의 관계를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더 나은 처우개선을 위해 할 말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먹는 것으로 해결하면 자신의 스트레스만 늘어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친한 친구나 의사, 센터 복지사 등 자신의 문제를 심도 있게 상담한다면 식이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2. 우울증

"만사가 귀찮아요. 짜증나고 보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 모두가 날 험담해요. 자는 것으로 해소하려 해도 그 순간만.... TV를 봐도 즐거움이 생기지 않아요. 개그맨들의 얘기가 날 험담하는 소리로 들리고 달리는 차들을 보면 그 안에 뛰쳐 들어가고 싶어요."

조변병 당사자 나경미(가명)씨는 우울증이 심하다. 평범한 관계망상일 뿐이라 생각하고 병을 이겨내려 했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요즘은 옛날 생각이 자꾸 나고 젊었을 때의 화려한 시절이 자꾸 잔망으로 생각나 일상생활 하는데 정상적이지 않다. 얼마 전에는 학창시절의 사진을 꺼내 죄다 가위로 오려버렸다.  모든 것을 잊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우울증에 걸릴 비율이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량 많다. 여성의 10~15%가 인생의 어느 시점 한 번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 같은 변화가 몸에 오작동을 일으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호르몬 수치의 끊임없는 변화가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령 여성은 출산 시기 호르몬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산후 우울증을 겪는 여성이 많은 이유다. 월경 전 우울장애가 일어나는 원인도 동일하다. 사회적 편견도 여성 우울증 환자를 증가시키는 이유다.

한국에서 고전적으로 내려오는 여성의 최고 덕목중 하나가 인내였다.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참아야 했고 시어머니의 무자비한 시댁 횡포를 참아야 했다. 남편의 형제, 친지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에도 참아야 했고 심지어 자식이 엇나가도 참아야 했다.

이런 고정관념 때문에 여성이 직장에서 조금이라도 자기 목소리를 내면 '무슨 여자가 드세냐?', '기가 세다', '여자답지 않다' 등의 제약을 걸어 많은 여성들을 차가운 사회 현실에 쓰러지게 했다. 주위에서는 일어나라고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다.

한국 여성들은 오늘날까지 이런 차별 속에 산다. 심기가 굳고 혜안이 깊으면 이런 상황을 이겨내 자기 자리를 찾고 성공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쉽게 포기한다. 이로 인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지 못하고 감추는 여성들이 많다.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정신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국민 4명 중 1명이 앓는 우울증은 감기와 같은 질병이다. 감기는 약과 몸 관리로 넘길 수 있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약 처방 잘 받고 몸 관리 잘 하면 쉽게 넘길 수 있는 질환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쓰러지지 말고 한 번쯤은 그걸 밟고 일어서 보는 것도 용기다.

 

3. 불안증

사춘기 시절부터 50대에 이를 때까지 여성들에게 불안장애가 나타날 확률은 남성보다 두 배 정도 높다. 미국불안우울증협회에 따르면 불안증은 주로 걱정, 긴장, 피로, 두려움 등이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매사가 불안한 거에요. 집에 도둑이 들지 않을까하고 불안하고 가스폭발하지 않을까 불안하고 자식들이 교통사고 나지 않을까 불안한 거예요. 조급함이 문제지만 일 분 일 초가 걱정이 태산이에요. 오늘도 남편에게 차 조심하라고 열 번 넘게 얘기했어요."

조현병 당사자 오해영(가명)씨는 불안감에 이같이 말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조숙해 자기 나이보다 두 살 빠르게 성장이 진행된다고 한다. 그런 속도로 사회를 보고 경험하며 판단하는 것이다. 그 안에 불안감도 남성보다 배 이상 경험해 조숙한 아이면 이 위기를 잘 넘기고 그렇지 않으면 매사에 "아빠와 오빠" 타령이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감정을 표출하는 반면 여성은 내면화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불안증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은 이유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비교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량 발병률이 높고 만성적인 상태에 이를 가능성은 네 배나 높다.

여성이 남성보다 체력 면에서 뒤지고 사회순응도에서도 뒤진다. 각종 범죄의 연루되면 피해자는 여성이 될 확률이 높다. 이처럼 여성은 불안장애서 시발된 각종 트라우마에 놓이게 되고 자신들은 연약한 피해자라는 생각이 전 생애 주기에 높게 분포된다.

최진만 정신과전문의는 "여성이 늘 피해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니 스스로를 우울, 불안, 관계망상 등의 질환에 벗어날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위의 친구나 친지, 남편 등과 조력하여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바로 관심과 대화다. 작은 문제부터 진지한 대화로 풀어나가면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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