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받은 상처로 생겨난 조현병을 극복하고 이 과정을 책으로 출간한 이야기 '바울의 가시'가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대한조현병학회 15주년 기념 공모전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책은 지난 2018년 2월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돼 정신장애인과 정신장애 종사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수술을 앞둔 아버지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했던 이야기, 꿈에 나와서 괴롭히던 이에게 용서한다고 말했던 이야기, 의정부 길거리 아이들의 사연을 책으로 만들어준 이야기 등 보석처럼 빛나는 이야기들이 책에 담겼다.

전자책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면서 지난 2019년 11월 종이책으로도 출간됐다.

이번에 정신건강 분야 의사, 교수, 당사자, 가족 등의 기고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이 책은 인쇄 후 대형서점 배포를 앞두고 있었으나 판매 3일전 절망적인 창고 화재로 모든 책이 전소됐다.

저자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이후 출판협회의 모금활동으로 다시 인쇄비를 마련하고, 원고와 디자인을 모두 다듬어 개정증보판을 완성해냈다.

화재 이야기와 미디어 출연 이야기가 더해져 시련으로 정련된 단단한 책으로 거듭난 것이다.

책은 24개의 에피소드와 시, 8개의 외부원고로 구성돼 있다.

에피소드는 총 4부로 짜여졌다. 고통의 가시, 생명의 가시, 축복의 가시, 나눔의 가시 등 포기하지 않고 정신장애를 이겨내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담겼다.

외부원고는 △재은심리상담센터장 배정규 △마인드포스트 대표 박종언 △서울정신요양원장 백윤미 △아주대 정신과 의사 조용혁 △당사자 가족 강진희 △한동대 학생 송유중 △회복의 등대 공동대표 장우석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추태화 교수 등의 기고문이 실렸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저자의 용기와 끊임없는 도전정신에 감명을 받는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에는 신앙이라는 든든한 안정적 발판과 자신의 모든 허물을 받아들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모든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 당사자들은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자체로 승리자"라며 "그들에게는 살아있다는 그 자체로 '애썼다. 수고했다'라는 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자는 조현병이 장벽이 아니라 장벽을 넘게 해주는 발판이 된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