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 신청 갔다가 직원 고압적 태도에 포기하고 왔습니다”
“기초생활수급 신청 갔다가 직원 고압적 태도에 포기하고 왔습니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8.07.20 18: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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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입원 위해 수급자 신청 필요…직원이 큰소리로 창피줘
40평 에어콘 나오는 동사무실에 면담실 하나 없어
국민이 살고 싶어 찾아간 국가기관이 오히려 죽고싶은 심정 줘
공무원의 안일한 대처로 어떤 이는 죽음으로 내몰려
청와대국민청원에 40대 청원자 글 올려

 

정신병원 입원을 위해 기초생활수급권자 신청을 하러 갔다가 공무원의 고압적 태도에 수급권을 포기했다는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자인 40대 후반의 A씨는 15년 전 재건축조합의 사기로 재산을 모두 날리고 이혼 후 현재 성인이 된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고 자신을 밝혔다.

재건축조합과의 소송 중 2012년 경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아 퇴원을 하게 됐다. 이후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정신과 치료만으로는 안 된다는 주치의의 소견에 따라 입원 추천서를 받았지만 돈이 없어 입원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A씨는 “저도 제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를까 두렵고 간혹 뉴스에 나오는 악마 같은 사람이 될까 두려웠다”고 적었다.

A씨는 이후 기초생활수급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자신이 사는 경기도 H시의 K동 복지과를 찾아갔다.

그는 “사회복지과 면담을 신청해 면담을 하는 도중 참으로 나 자신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복지과 담당이 수급자가 무슨 죄인인양 큰 소리로 말해 창피를 주고 면담실 하나 없었다”며 “40평 남짓한 동사무실에 그 담당 공무원 여자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려 퍼졌고 사무를 보던 이들은 하나 둘 저에게 시선이 쏟아짐을 느꼈다”고 적었다.

그는 그 시선에 부담을 느껴 결국 수급권 신청을 포기했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이 주는 서류를 한 무더기 줬지만 정신이 피폐해진 상황이라 서류를 읽는 것도 무리이고 그 서류를 작성하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너무나 답답하고 정말 다 모조리 쓸어버리고 싶다는 분노만 들어가기에 이 사회 이 대한민국이 정말 싫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정을 쏟아냈다.

이어 “사기꾼 집단 재건축조합과 소송을 하며 너무 지친 나머지 서류를 본다는 것도 작성하는 것도 무리였다”라며 “더군다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창피하게 큰소리로 말을 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살고 싶어 찾은 곳에서 창피해 죽고 싶다는 심정이 들었다면 무엇인가 크게 잘못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에어컨 시원하게 나오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공무원이라는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을 대신하여 국민을 보살펴 달라고 만들어 놓은 제도 속에 뽑아놓은 사람들입니다. 그 넓은 사무실에 면담실 하나 없다는 게 현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입니다).”

A씨는 “아무리 실패한 인생이라도 해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청춘을 국가에 바쳤고 때로는 누구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나라에 바쳤다. 그런 국민을 국가가 보호는 못해줄망정 창피를 주어 죽고 싶은 감정을 갖게 한다는 것에 너무도 분개한다”고 적었다.

이어 “딸아이도 장성하여 컸지만 청년 일자리 부족으로 일자리를 못 구하니 암담한 실정이라 가정을 이루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 하에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려 했다”며 “담당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그 누군가는 죽음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로만 자살률 높다 하지 말고 공무원들의 썩어빠진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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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사람 2021-06-15 12:05:07
충주시 xxx동 사회복지과에도 비슷한 공무원 있더군요.
그런 사람들은 공무원하면 안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