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을 바라보는 시선들 혹은 속삭임
조현병을 바라보는 시선들 혹은 속삭임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08.24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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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라'하는 소문에 메이지 말고 진정성 보여야
인정해줄 때 조현병 당사자들 변화의 움직임 보여
정신질환 평범한 질병으로 보는 시대 올 것
문화 컨셉으로 조현병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

조현병.

일반 시민들이 주제로 삼기에는 부담감이 크고 상당히 거북스럽다.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의 부정확한 언어 구사, 피해망상, 우울증, 관계망상증 등은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해하기 힘들다. 요즘 정신질환자들의 강력범죄 사건은 그들을 혐오스럽게 보고 있으며 심지어 언론이나 미디어는 그들을 사이코패스나 테러리스트로 표현한다.

 

서울시 정신건강브랜드 블루터치

항상 조현병 당사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아웃사이더들이었으며 훼방자들로 취급받았다. 그런 조현병 당사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다소 무겁고 불편할 수 있는 주제인 정신질환 편견해소를 위한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블루터치 37.2도' 캠페인을 기획해 진행 중이다.

블루터치 바로가기(클릭)

서울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조현병 당사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아직 한국사회가 따뜻한 사회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와 같은 반응은 서울 시민이라기보다는 보통 시민들의 정신질환에 대한 애정 어린 소리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조현병에 대한 기본 상식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사건이 발생하면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덧칠하게 됩니다. 주변 이야기들에 휩쓸리지 말고 해당 정신질환이 어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대처하고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바르고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가 가장 아름다운 온도로 정신질환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강조한 김조휘(34) 씨의 의견이다. 정신질환에 대한 바른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병원에서만 알 수 있었던 조현병에 대한 지식이 일반인이 다가가기에는 거리감이 있었다.

조현병에 대한 일반 상식을 일반 시민들이 알고 있으면 그들을 바라보는데 색안경을 끼지 않을 것이다. 많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조현병 바로 알기 홍보를 하고 있어도 한계가 있다. 조현병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없으면 애초에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언론매체들이 조현병에 대한 왜곡을 버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그들을 받아들이면 조현병 당사자들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사라질 것이다.

 

존재 자체로 인정해주기

"그 자체를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있는 그 자체로 인정하면 그 사람이 우울의 어려움을 겪고 있든 자살 사고를 갖고 있든 마음이 있다고 생각되면 공감도 더 쉽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 역시도 인정 받을 때 나를 더 잘 표현하고 편안해지는 것 같기 때문이지요."

조현병 당사자를 그대로 인정하자는 이지현(여·32) 씨의 조용한 의견이다. 많은 사람들은 당사자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너희들은 그대로 병상에나 있으라"는 식의 탄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당사자들도 병원에서 나와 집에서 재활할 권리가 있다. 직장을 다닐 수 있고 교회나 절에서 신앙생활이나 종교생활을 할 수 있다.

주위의 따뜻한 배려와 가족들의 헌신적인 협력이 없이는 당사자들의 재활은 힘든 숙제다. 당사자를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곧, 인권 존중이다. 그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누려야할 기본권이 있다. 그런 간단한 것조차 인정해주지 않으니까 당사자들이 자기 자신을 못 찾고 그 주변자리만 맴돌다 병이 재발해 다시 병원이나 시설에 들어가는 것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현병 당사자를 그대로 인정해주자. 그럼 그들은 제자리로 돌아가 사회에 참여하는 등 평범한 시민처럼 살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감기라는 평범하고도 흔한 질병

"각종 포털 사이트를 보면 정신질환자들을 범죄자, 사이코, 테러리스트로 표현합니다. 한번 살인 사건이 터지면 매체들은 이때다 싶어 모든 조현병 당사자들을 매도합니다. 당사자들은 숨을 데도 없습니다. 일반 범죄보다 훨씬 낮은 범죄율이지만 언론들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조현병은 인구 4명 중 한 명이 평생의 한 번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입니다. 특수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병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평범한 질병이라는 것인데 이것을 사람들이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교육이 안 돼 있습니다. 그것이 답답합니다."

조현병에 대한 평범함을 강조한 김창욱(45) 씨의 의견이다, 우울증은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 중 하나다. 사회가 급속하게 변할수록 많은 정보와 지식이 충돌하며 홍수를 이룬다. 그런 가운데 여과 작용이 부족해 변질된 문화도 우리의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됐다.

거기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성 문제들이 질환을 만들고 심지어 정신질환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들을 스쳐 지나가게 되고 거기서 조현병 당사자로 낙오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미래에서는 평범함을 거부하지 못하는 이들이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크다.

평범한 것은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맞다. 조현병도 특수한 질병이 아니라 앞으로 맞이할 평범한 질병이라 생각하면 사회적인 거부감도 줄어들 것이다.

 

문화 콘텐츠로 오해와 편견 해소하기

"정신질환을 주제로 다룬 문화 공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즘 시대의 문화 공연은 모두의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을 통해 많은 편견이 해소됐습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정신질환에 대해 주제를 다루어 바른 지식을 심어주면 편견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현병을 소재로 문화 콘텐츠로 접근해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자는 한인도(23) 씨의 의견이다. 문화처럼 많은 사람들을 순응케 하는 것은 없다. 조현병에 대한 뮤지컬이나 영화, 연극공연이 종종 시연된다. 처음에는 조현병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 참가하던 수준이 일반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중심이 된 연극공연 팀도 있다. 감독에서부터 배우, 스텝진까지 모두 당사자들이다. 이들은 수원시의 후원으로 1년에 정기적인 공연을 갖는데 많은 일반인 관객이 몰려온다. 문화란 컨셉으로 조현병을 바로 알리는 수순이다. 이와 같은 보통시민들의 의견과 당사자들의 여러 모습들이 발전하다면 우리 사회가 한층 건강한 모습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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