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스트레스 억지로 참으면 만성질환 나타나
정신적 스트레스 억지로 참으면 만성질환 나타나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10.02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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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작은 부담감이 정신신체질환 일으켜
스트레스 원인 말로 과감히 털어놓아야

"명절만 되면 머리가 시큰거리고 두통이 심해집니다. 준비도 안 했는데 가슴에 협십증이 온 것처럼 먹먹하고 음식만 봐도 허리, 무릎, 안 쑤시는 데가 없습니다. 명절기간이 끝나도 별다른 이유 없이 식욕이 떨어지고 먹기만 해도 체하기만 합니다."

일반적으로 명절 증후군을 앓고있는 김복녀(56.여) 씨의 말이다. 그녀는 평상시에는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 그러나 명절만 되면 며칠 전부터 두통과 허리 통증에 시달린다. 본격적인 행사에 들어가면 곡소리는 물론 홀로 눌물짓기가 여러 번이다. 신기하게도 명절이 지나면 이런 통증이 깨끗이 없어진다.

마치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실제 질환으로 나타난 것처럼 고통을 주어 쉼없는 노동요를 부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증상으로 이어지는 일은 사실 꽤 많다. 이런 현상을 정신과 분야에서는 '정신신체질환'으로 따로 분류할 정도다. 명절증후군도 결국 이런 정신신체질환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정신신체질환은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생긴 질병을 말한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은 교수는 "예전에는 마음의 문제라고 치부했지만 이제는 정신적인 문제가 직접 신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일이 전체적인 무게감 줘

"신경을 쓰고 싶지 않으나 막상 일에 매달리면 심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오늘도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오늘은 그냥 넘길 수 있겠지. 기대감에 일을 조심히 시작합니다. 그러다 복통에 아무런 이유 없이 통증이 와 먹은 것도 없는데 설사를 해대고 위경련이 일어납니다. 적은 일에도 부담이 되면 온종일 일애 매진할 수 없게 됩니다."

신경성 위염에 시달리고 있는 김종민(35) 씨의 말이다. 이것 또한 가벼이 볼 수 없는 질환이고 스트레스로 말미암은 정신신체질환이다. 이 질환은 주로 두통, 복통, 흉통, 요통 등의 통증으로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분노를 억누르는 등의 상황에 생기면 우선 우리 몸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처음에는 아들레날린이라는 방어 물질이 분비된다. 업무 능력이 일시적으로 강화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뇌하수체의 부신피질이 자극돼 코르티손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면연력을 떨어뜨려 세포를 죽이고 통증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통증 유발물질도 만들어 낸다. 이들 물질이 허리, 무릎, 배 등 사람마다 약한 부위에서 통증을 일으킨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감각운동신경마비로 나타난다. 별거 아닌 일에 너무 과중하게 집중하면 뇌가 신경계에 직접 명령을 내려 오작동을 일으킨다. 쉬운 일은 쉽게 넘어가면 되는데 거기에까지 부담감을 느껴 과중하게 신경을 쓰다 보면 귀가 안 들린다든지 일시적이지만 눈의 신경계에 자극돼 잠시 시력을 잃는 순간이 온다.

이런 순간이 오면 과중한 업무에서 손을 떼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신경이 느긋해지면 다시 정상을 찾으나 정신적으로 너무 과중하게 집중하면 원하지도 않은 불상사가 올 수 있다. 평소에도 적은 일에는 신경을 적게 쓰는 훈련을 해 과중한 일의 중복에서 피하는 것도 현명한 일 중 하나다.

취미로 마음의 충전을 주는 것도 중요

만성적인 스트레스의 경우 '털어놓기' 심리치료가 도움이 된다. 사회적 지위 때문에 또는 치졸하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을 표현하지 못하고 묻어 놓는 사람이 많다.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니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원인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심리치료를 하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심리치료를 통해 자신의 마음의 부담감을 주치의 앞에 털어놔 자신의 문제의 무게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시키기 위해 억지로 명예를 찾으려고 하면 몸과 마음에 과중한 부담감을 준다. 심리치료와 더불어 '마음충전'도 필요하다.

스트레스 등으로 마음을 쓰는것이 '소비'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취미생활하는 것이 충전이다. 마음이란 것이 휴대전화와 같아 일정 시간마다 충전하지 않으면 방전된다.

"일주일에 한번씩 촬영하러 다닙니다. 카메라로 가까운 공원이나 산들을 배경으로 셔터를 누르면 나 자신이 힐링이 되는 기분입니다. 일주일내 과중한 업무에서 나만의 작은 휴식공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나 자신의 꿈을 위해서도 작은 휴식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현병 당사자 김민식(42) 씨의 말이다. 그는 조현병이 많이 호전돼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병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한 번씩 주는 휴식시간에 정신세계가 맑아졌다. 그 휴식은 그에게 명상이요 기도와 호흡의 순간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조현병 당사자들에게는 독약과 같다. 일반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과중한 스트레스가 몸에 장기적인 신경계통의 질환을 일으킨다면 자기 자신을 지킬 막중한 책임감이 주어진다. 가족, 동료, 친구들과 정서적인 공감대도 형성해 자신만의 힐링지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해결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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