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권혜경의 시] 그는 사랑의 씨앗을 남기고 갔습니다
[당사자 권혜경의 시] 그는 사랑의 씨앗을 남기고 갔습니다
  • 권혜경
  • 승인 2024.02.2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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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의 계절 아래 꽃무늬 스카프를 두르며 걷고있던 나는
사랑을 다 아는 줄 알았습니다.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의 초라한 겉모습보다
당신의 혼란과 눈물이 먼저 내 안에 자리잡을 때
그 사랑의 의미를 나는 몰랐습니다


오직 나만이
세상의 전부라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 당신,
그 사랑의 무게를 나는 몰랐습니다

뿌리없이 물 위에 피워낸 꽃이 왜 아름다운지 나는 몰랐습니다.

당신은 가고
당신이 보여준 사랑의 씨앗이 흩날리는 계절에
바람이 들려주는
사랑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사랑이 뭔지 알았습니다

당신은
사랑의 씨앗을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부연) 이 시는 가족지원활동가 협회장 이진순 저자의 '그는 사랑의 씨앗을 남기고 갔습니다' 책을 읽고 쓴 시입니다. 27년간 폐쇄병동에서 살았던 1급 조현병 환자를 데리고 나와 부부의 연으로 지역사회에서 27년간 울고 웃던 이야기가 책에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남편을 하늘나라로 보낸 그녀는 이제 남편이 남겨준 사랑의 씨앗으로 정신건강 가족, 당사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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