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언론보도...정신장애인 설 자리가 없다.
무분별한 언론보도...정신장애인 설 자리가 없다.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10.24 0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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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보도로 정신장애인 인권 피해 심각
인권 옹호와 우리들 자리 스스로 만들어야

언론, 영화, 드라마에서 조현병 환자들은 항상 트러블 메이커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언젠가는 또 터지겠지?” 언론의 비상한 기대감에 정신질환자들의 범죄 행각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잔인해져간다. 사건이 터지면 이때다 싶어 각종 매체들은 범죄와 상관없는 정신질환자들의 사적인 공간까지 침입해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사건화시킨다.

이번 강서구 PC방 살해 사건만 해도 피의자가 우울증 경력이 있고 약을 먹고 있다고 하자 정신질환자의 인권은 무시당하고 그들의 약점을 후벼파 상관도 없는 다수의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짓밟아 버리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청와대 청원 80만건을 넘어선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는 오늘부터 공주감호소에서 심신미약 판정에 대한 조사를 받는다. 선량한 우울증 환자의 마스크를 낀 채 뻔뻔하게 경찰서를 나서던 그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엿돌았다.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친다는 것을 그도 알 것이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떠올린다. 이때 언론들은 조현병 환자의 살인 행각이라고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보도했는데 어떻게 됐는가? 심신미약상태가 법원에 인정돼 검찰의 무기징역 구형에 대비해 징역 30년형이 감형됐다. 이때 언론 매체들이 조현병 환자의 일어나지도 않는 범죄의 심각성에 취한 듯 보도하자 법원이 이에 반대, 감형 아닌 감형 심신미약 판정만 내려지지 않았는가? 어설픈 메스질이 소생하던 환자를 안락사시켜 버린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금천구에서는 여자 친구를 목졸라 살해한 피의자는 조현병 경력자이고 심신미약 상태임을 그의 가족들이 주장하고 있다. 이에 언론은 가차없는 조현병자의 범죄라고 단정짓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그도 군대에서 한 번씩 먹었던 조현병 약을 증거로 조현병자의 비정상적인 행위의 범죄이니 선처해달라고 하고 있으나 그 또한 생명을 앗아간 범죄자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언론 매체에서도 정신질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때엔 잘 받을 수 있도록 주위 사정을 봐야 할 것이다. 범죄자 죽이기식으로 정신장애인들을 몰아세우면 그들이 쉽게 의지할 데가 어디 있겠는가? 언론의 선정적 보도 자세를 자제해 중립적인 자세에서 정신장애인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

드라마도 문제가 많다. 얼마 전 SBS의 수목드라마 '여우각시별'에서 정신장애인을 걸어다니는 시한폭탄 취급을 했다. 제때 약을 복용 못 한 정신질환자가 환청에 못 이겨 공항직원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것이다. 이때 여느 드라마와 같이 주인공이 멋있게 등장해 그 정신질환자와 공항 직원을 위기에서 구해준다.

여기서 정신질환자와 환청의 관계를 서로 공생의 관계로 설정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환청은 일방적으로 나타나 피해 현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병의 진행 속도에 편승해 환청이 일어난다. 여기에 조현병 당자자들이 약의 처방을 받아 피해 상황에서 벗어나 극복하기도 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드라마에서 조현병 당사자를 테러리스트로 표현하기도 하며 사이코패스로 종종 표현된다.

우리 조현병 당사자들은 비양심적이며 몰지각한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우리 당사자들은 양심이 있으며 자유와 규범을 지키는 일반 시민이다. 그런 우리들에게 그만 파괴적인 형상의 모델 표현을 방송국에서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선량한 다수의 조현병 당사자나 정신장애인들은 한 목소리로 표현을 해야한다. 우리에게도 성스러운 자유 규범과 인권이 있다는 것을, 또 그것을 침해 당했을 때 목소리를 내 우리들만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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