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강박, 불안’ 청소년들 자해로 스트레스 풀어
‘우울, 강박, 불안’ 청소년들 자해로 스트레스 풀어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12.2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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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청 청소년복지센터 최근 3년간 1만여 건 상담
자해가 특권의식이나 계급인양 착각, 무분별하게 이뤄져 심각

‘우울, 강박, 불안’ 청소년들 정신건강에 빤간 불이 켜졌다. 광주시청소년복지센터는 최근 3년간 학생들이 위기 상황 통화를 1만여 건 상담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해 인증 사진 영상물이 범람해 청소년 정신건강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NS에서 자해 인증 사진과 영상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 지역 청소년들의 정신건강문제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에서 근육질의 남자가 칼로 팔뚝을 베어 핏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이상한 비음과 함께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중얼거린다. 스스로 다른 팔에 바늘로 문신하듯 자해한다. 그러다 반려견으로 보이는 강아지에 담뱃불로 머릿가죽에 지져댄다. 그러면서 선정적인 웃음을 터트린다. 이것이 요즘 인기있는 SNS의 자해 동영상이다.

이런 동영상이 아무 여과 없이 컴퓨터나 핸드폰을 통해 방송된다. 그것을 즐기는 10대들의 정신상태는 과연 온전할까? 불안, 우울, 강박,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이 동영상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다 자기도 자해 동영상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한다. 청소년들의 비정상적인 행위가 두뇌에 영향을 미쳐 정신질환의 영향 하에 방치된다.

20일 광주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청소년 개인상담 건수는 지난 2016년 2천892건, 2017년 3천392건, 2018년 3천913건으로 최근 3년간 1만197건에 달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문제는 주로 우울과 위축, 강박, 불안, 충동조절 ,자해, 자살, 반항성, 섭식문제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자해와 관련된 상담건수가 올해는 138건으로 지난해 50건에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자해가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놀이처럼 유행하고 있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유명 TV 프로그램에서 자해하는 래퍼가 등장하면서 자해를 외부로 당당하게 드러내고 훈장처럼 자랑스러워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의 '일진'들이 계급장인마냥 어깨나 팔뚝에 칼로 자해해 권위의 의식으로 신성시 여긴다. 신입생중 마음에 들지 않는 애들이 있으면 강제로 끌고나와 자해를 시킨다.

실제 SNS에서 자해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5만여 건이 넘는 게시물이 나온다. 누구나 검색만 하면 자신의 팔이나 손 등의 신체에서 피가 흐르는 사진이나 동영상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구입한 의료용 주사기로 직접 피를 뽑아 바닥에 뿌려놓는 장면도 게시했다.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되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청소년 자해 전파, 자해 확산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고등학생 김경오(17) 군은 “처음에 호기심으로 동영상을 보다 충격에 빠졌습니다. 저 사람들 정신이 온전히 박혔는지 의심을 하면서요. 신체의 은밀한 부분까지 자해하는 것을 보고 당장 핸드폰을 껐습니다. 우리들의 여린 정신에 충격과 쾌감으로 만족해 할 것 같아 겁이 났습니다. 이것을 정부 차원에서 금지해주었으면 합니다”하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 청소년들의 자해인증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분화구 역할을 하고 또래에게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한 소통 창구가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소통하면서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자해 방법을 공유하면서 모방하거나 또 다른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크다.

광주시청소년복지센터 관계자는 “학교에서 자해문화의 피해상황을 심각히 상황 판단해서 주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해야한다. 청소년들과의 정서적인 교감이 필요하다. 그들의 관심사와 화제성을 공유하고 SNS에 따른 올바른 문화 성립을 위해 학생들의 정신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시급하며 그들과 올바른 건전 문화를 생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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