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시] 봄의 손
[당사자의 시] 봄의 손
  • 이인숙
  • 승인 2020.04.15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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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봄은 확진 양성

눈물이 봄을 덮치고

살벌한 꽃을 피우려는 심각한 공기

 

언제나 기다리는 힘을 주고

노래하게 하든, 이미 꽃피는

봄은 아니듯

 

각 마음속에 씨앗을 키워

나쁜 열매를 맺으려는 호흡을

청정한 공기로 바꾸기 전에는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듯

 

한 사람이든 더 많은 사람이든

한데 뭉쳐 손을 흐르는 물에 비누칠을

하여 씻어 내어야 함을 우리는 지키고 있다

 

기회를 놀리지 말고

실생활에 적응시켜야 함이 급선무

 

한 식구든 한 사람이든 여럿이서

같이 마스크 착용하여

서로의 눈인사로 대신하고

손 세척 중요시 여겨야

 

그리하면 씨앗은 봄을 업고

이슬 내리듯

깨끗한 손놀림에 피우리라

 

봄을

 

*이인숙 님은...

2010년 '자유문예'로 등단. 2013년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선정. 2015년 경기도 장애인 문예공모전 입상. 시집으로 '새벽을 바라며', '달에 꽃피다', '상아를 훔친 사람'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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