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월 소득 190만 원이면 생계급여도 국가 지원도 없어…조현병 가족의 토로
4인 가구 월 소득 190만 원이면 생계급여도 국가 지원도 없어…조현병 가족의 토로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1.12.0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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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청원게시판에 사연 올라와…의료혜택도 못 받아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조현병 가족이라도 4인 가구 월 190만 원의 소득이 있으면 생계급여 등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청원이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에 1일 올라왔다.

앞서 보건복지부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지난 7월 내년 4인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이 153만여 원 이하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의료급여는 4인가구 기준 월 소득이 204만여 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청원인은 자신의 어머니와 오빠가 모두 조현병 당사자이며 어머니는 현재 정신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국가 차원에서 관리가 들어가야 하는 (조현병) 질병이 방치가 되고 있어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허송세월을 보내며 하염없이 약 먹이고 폐쇄병동에 가둬놓고 있기를 몇 년째”라고 토로했다.

이어 “가족들은 완치도 안 되는 마당에 매달 나가는 입원비로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고 허덕이고 있다”며 “주민센터나 건강보험공단 같은 탄탄한 국가의 단체에서는 힘없는 국민을 도와줄까 싶어 문의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4인 가구 기준 한 명이라도 소득 활동을 하면 불가하다였다”고 전했다.

그는 “월세살이에 자동차 없는 저희 집이지만 한 명이라도 고작 190만 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할 시 의료혜택 불가라고 한다”며 “190만 원이 4인 가구의 기준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의료 혜택인 만큼 그 질병이 완치 가능성이 있는지, 장기치료가 필요한지, 환우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큰지 등 여러 가지 사항들을 세밀히 검토 후 개인에게 맞는 복지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매달 나가는 100만 원 가까운 엄마의 입원비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돈, 누군가에게는 큰 돈일 수도 있지만 조현병 환자의 가족에게는 피 같은 돈”이라며 “사지육신 멀쩡한 청년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도 좋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정신질환자 가족들을 한 번만 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병을 완치시켜 달라는 무리한 요구가 아닌 그저 입원비 혜택을 달라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라며 “조현병 환자들이 사회 안전망 안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최소한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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