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인아메리카] 정신장애인은 치료 과정에서 정신장애가 아닌 문제를 우선한다?
[매드인아메리카] 정신장애인은 치료 과정에서 정신장애가 아닌 문제를 우선한다?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3.07.27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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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치료와 관련해 대부분의 환자는 비정신장애 문제를 우선하고 20% 이상은 정신장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 발표
(c) mad in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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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및 인지심리치료」에 게재된 새 논문에 따르면 정신장애 인지행동치료 임상시험(CBTp)에 참여한 대부분의 서비스 사용자가 정신장애 외의 다른 문제를 "우선순위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놀랍게도 해당 연구는 참가자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자신의 문제에 정신적 문제를 전혀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개입 서비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정신장애를 해결해야 할 문제 목록에 포함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앤서니 P. 모리슨과 클라우디아 C. 곤살베스가 이끄는 연구진은 "해당 연구 결과는 대부분의 서비스 사용자, 특히 조기 개입 서비스를 받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정신과적 증상 감소가 인지행동치료 임상시험의 주요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치료 방식은 종종 정신장애 요인을 최우선적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서비스 이용자들이 정신장애보다 불안이나 사회적 문제와 같은 다른 문제를 더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인지행동치료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맨체스터에서 실시된 네 차례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104명의 참가자가 작성한 문제 목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참가자의 59.62%가 정신장애와 관련없는 우선순위 문제를 나열했으며 22.12%는 정신장애와 관련된 문제를 하나도 나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참가자들은 총 125개의 정신장애 관련 문제(29.69%)와 296개의 비정신장애 관련 문제(70.31%)를 나열했다. 참가자들이 나열한 296개의 비정신장애 문제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불안(전체 문제 중 17.6%), 사회성 문제(전체 문제 중 9.3%), 기분 문제(전체 문제 중 8.8%)였다.

59.62%의 참가자가 정신장애와 관련없는 문제를 우선순위로 꼽은 반면, 40.38%는 정신장애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77.88%의 참가자가 정신장애와 관련된 문제를 하나 이상 나열한 반면, 22.12%는 그렇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정신과적 증상 완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기존의 접근 방식과 서비스 사용자가 실제 임상 치료에서 원하는 것 사이에 잠재적인 격차가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그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보다 회복의 총체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보다 '환자중심적'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당위를 제시한다.

연구는 획기적이지만 분명 한계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정신장애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류된 일부 문제가 사실 정신장애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예컨대 '불안'은 정신장애와 관련이 없는 문제로 분류됐으나 낙담하거나 적대적인 목소리를 들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일 수 있다. 일부 참가자는 이미 항정신성 약물을 복용해 정신과적 증상이 완화됐기 때문에 정신장애를 문제로 표시하거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 저자들은 4건의 임상시험 중 2건이 항정신성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연구는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회복에 대한 광범위하고 전체적인 측면을 다루려는 성향이 강하다. 아울러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필요와 우선순위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다각도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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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rison, A. P., Gonçalves, C. C., Peel, H., Larkin, A., & Bowe, S. E. (2023). Identifying types of problems and relative priorities in the problem lists of participants in CBT for psychosis trials. Behavioural and Cognitive Psychotherapy, 1–12. https://doi.org/10.1017/s1352465822000583 (Link)

 

필진

리처드 시어스는 웨스트 조지아 기술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웨스트 조지아 대학에서 의식과 사회학 박사과정 중이다. 그는 이전에 위기안정화 부서에서 입소평가자 및 위기상담 전화 운영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 현재 그의 연구 관심 분야는 기관과 기관을 구성하는 개인 간의 묘사, 비인간화와 고귀함과의 관계, 잠재적으로 해로운 정신약리학적 개입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적인 대체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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