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노르웨이는 정신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비약물치료를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가?
[번역] 노르웨이는 정신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비약물치료를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가?
  • 송승연 기자
  • 승인 2021.04.04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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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9일자 BBC뉴스 기획기사 번역(저자: Lucy Proctor and Linda Pressly)
번역: 송승연(한양대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

노르웨이는 대안적 접근법인 비약물 치료(drug-free treatment)를 공공 주도로 제공하고 있는 국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마인드포스트>에서도 비약물치료를 제공하고 있는 ‘휘달셴 리커버리센터’ 올레 안드레아스 운털란트 병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클릭] (단독) 노르웨이 약물 없는 정신병원 올레 안드레아스 병원장 "환자 자율성 존중이 치료 철학" 기사 참고)

영국 BBC도 노르웨이의 비약물 치료에 관심을 두고 취재 및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비약물 치료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과 잠재력을 언급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으로 고민될 수 있는 지점 또한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 양측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서로가 조금은 불편한 주장과 내용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논의를 통해 ‘비약물 치료 접근법’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image captionArt therapy helps Malin manage her condition (c) BBC
Art therapy helps Malin manage her condition (c) BBC

정신증을 경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상과 환각을 통제하기 위해 강력한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지만, 그것에 따른 부작용은 매우 심각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현재 약물치료 없이 살아가길 희망하는 환자들에게 국가보건시스템을 통해 급진적인 접근법을 제공하고 있다.

멀린이 21살이었을 무렵 삶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10대 때부터 극심한 우울증과 낮은 자존감 때문에 힘든 나날들을 보냈다. 어느 날 멀린의 머릿속에서 ‘너는 뚱뚱하고 쓸모없는 존재야. 너는 자살해야 돼’라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멀린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목소리는 매우 화나 있었어요. 그는 저보다 힘이 셌기 때문에 저는 고립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어느 정도 지난 후 저는 벽에서 나오는 촉수 같은 것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C) BBC
(C) BBC

이후 멀린은 노르웨이 북부 피오르드 근방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던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무너졌고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가족이 멀린을 데리러 왔고, 곧 바로 정신과병동으로 입원돼 1년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첫 번째 장기입원이었다. 이는 오직 강력한 항정신병약물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제공되는 정신의료기관에서 보낸 여러 번의 장기입원 중 첫 번째 입원이었다.

“(당시) 저는 약물에 너무 압도되어, 멍하다는 느낌만 들었어요. 제 감정이나 느낌과 단절되었고 그저 제 삶이 지나가는 것을 수동적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이 시간은 계속해서 반복되었어요. 저는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이 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정신과 약물뿐이었어요. 그리고 그것은 조금이라도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이것은 끔찍한 일이에요. 우리는 단지 나아지길 바랄 뿐이에요. 그러나 사람들은 이제 이것이 너의 삶이고, 이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말할 뿐이에요. 하지만 저는 이 삶에 만족할 수 없었어요.”

정신과 약물치료와 관련된 멀린의 경험은 드문 일이 아니다. 물론 정신증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항정신병 약물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약 20%의 당사자들에게는 항정신병 약물이 잘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극심한 피로, 체중 증가, 콜레스테롤 및 당뇨병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삶이 변화될 수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이러한 정신과 약물이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이익의 문제는 다소 복잡하다. 바로 오랫동안 존재했던 강제치료의 문제로 인해서이며, 이는 국제적으로 몇몇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노르웨이에서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UN 고문방지위원회(Committee Against Torture)는 노르웨이에게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적으로 격리시키는 관행을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멀린과 마찬가지로 메테 엘링스달렌은 양극성장애로 인한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받았으며, 자신을 돌볼 수 없었던 13년 동안 항정신병 약물치료를 받았다. 같은 병동에 있었던 다른 환자들과는 달리, 그녀는 신체적으로 억제되어 강제로 약물주사를 맞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강제력을 느끼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약물치료를 정말로 거부할 수 있었다면,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메테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저를 많이 힘들게 했던 것에서부터 큰 위기를 겪었고 이후 이 시스템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정신과 약물은 증상 중 일부를 둔화시켰지만, 동시에 제가 가지고 있는 힘과 대처 능력 또한 둔화시켰어요. 결국 저는 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잃어버렸어요.”

(c) BBC
(c) BBC

약물 없이 살기 위해 5년 동안 시도와 실패를 거듭한 이후, 결국 그녀는 약물치료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에 성공했다. 이후 2005년 노르웨이 정신건강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운동에 동참하였고, 현재는 당사자단체인 ‘승리는 우리 손에(We Shall Overcome)’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당사자에게 존재하는) 강제력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라고 메테는 말한다.

메테와 같은 당사자들이 진행한 수년 간의 옹호 활동은 2016년 벤트 휴이 노르웨이 보건부장관이 지역보건당국에 비약물치료(medication-free treatment) 병동을 제공하라는 명령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일부 국가들에서도 비약물치료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노르웨이는 공공정신건강시스템 선택지 중 하나로 이를 포함시킨 세계 최초의 국가이다.

마그누스 할드 박사는 이 당시 노르웨이 북극권 트롬쇠에 위치한 북부 노르웨이 대학병원의 정신건강 및 약물남용 책임자였다. 그는 오랫동안 많은 정신과 약물이 사용되는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대안적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했다. 그래서 그는 병원에 새롭게 생긴 비약물치료병동을 운영하는 일을 맡았다.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정신과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약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환자에게 사실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제약회사들과의 협의 하에, 약물이 환자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에 대해 완전한 사실만을 전달해온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의 뇌에는 일종의 화학적 불균형(chemical imbalance)이 있다는 신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없습니다.”

트롬쇠에 있는 이 병동의 많은 환자들은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약물중단 테이퍼링(감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c) BBC
(c) BBC

"우리 병동에 있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이 접근법은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할드는 말했다. “어떤 환자들은 어떤 종류의 정신과 약물도 다시 복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환자들은 (중단 하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 다시 약물을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환자들은 (중단이 아니라) 약물 복용량을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34세인 멀린은 비약물치료병동을 이용하고 있다. 그녀는 트롬쇠의 병동에서 몇 주를 보내고, 이후 몇 달 동안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강아지 재렉을 만난다. 이 과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멀린은 현재 혼자 살아가고 있으며, 그녀의 집 주변에 정신건강지원서비스가 거의 없기 때문에 회복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듣고 있는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멀린은 이제 저녁에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만 주로 약물을 사용한다. 그녀는 트롬쇠에 있는 병동에 머무르는 동안 집중 치료(intensive therapy)를 받았는데, 그녀에 의하면 이전에 약물치료만 제공되었을 때 한 번도 제의를 받은 적이 없는 선택권이었다고 한다. 특히 예술(Art)은 그녀에게 회복의 핵심이었다.

“저는 증상을 억제시키는 대신 제 감정과 다시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 목소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 목소리를 멈추기 위해 내가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탐구해요.”

멀린은 이제 노르웨이의 허스키 개썰매 관광 산업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할만큼 충분히 강해진 기분이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인생에서 나 자신을 찾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이제 자존감이 쌓이는 것 같고, 조금씩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기기 시작해요.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c) BBC
(c) BBC

멀린과 같은 사례들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으며,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르웨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비약물치료는 뜨거운 논쟁거리이다.

많은 환자들에게, 항정신병 약물은 필수적이다. 현재 20대인 클라우디아(가명)는 10대 때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망상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복용해야 할 항정신병 약물들에 독이 들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녀는 억제되어 강제로 그 약물들을 복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아졌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됐고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 했죠. 그리고 이제 저는 최소한 간신히 버티기 위해서 정신과 약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저는 ‘정상’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약물을 복용하면 기분이 나아져요. 약물은 제가 공부하는 것, 친구들과 같은 사람들하고 어울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반면에 약을 안 먹으면 기능이 떨어지는 것 같고, 더 긴장되고 혼란스럽고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

비판가들은 비약물치료 운동이 증거보다는 이념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언급한다. 오슬로에서 근무하는 정신과 의사인 얀 이바르 로스버그 박사는 비약물치료 운동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이루어졌던 실패한 실험에 비유한다. 환자들에게 통제권을 주고, 치료공동체에서 자유롭게 지내면서 LSD를 복용하고, 어린 시절로 회귀하도록 장려되었던 운동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반정신의학”이라고 불렸다.

로스버그 박사는 “역사는 우리에게 이러한 접근법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했구요. 약물치료만큼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신증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증거는 망상과 환각이 가장 심한 초기 급성기 단계에서 약물치료를 받아야하고, 이후 약 2년 동안 약물치료를 유지하고, 그리고 나서 점차 복용량을 줄여나가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마그누스 할드 박사는 이 주장에 대해 납득하지 않는다. 그는 이제 트롬쇠 비약물치료병동에 있었던 환자들을 추적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한다. 할드 박사에 의하면 비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자살은 없었지만, 아직까지 이 접근법은 강력한 증거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The doors of the drug-free treatment department at Magnus Hald's hospital are not locked (c) BBC
The doors of the drug-free treatment department at Magnus Hald's hospital are not locked (c) Jan Fredrik Frantzen

그는 “증거에 기반을 둔 의학이라는 개념은 당연히 우리가 가져야 할 목표이지만, 정신건강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쉽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정신의학에서 진단이 단지 분류 체계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조현병으로 진단하더라도,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경험하는 것 외에, 뇌에 존재하는 기능부전을 볼 수는 없습니다. CT나 MRI상에서도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습니다.”

이와 더불어 비약물 프로그램이 추후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현재까지는 급성기에 있는 정신증 환자를 비약물치료병동으로 연계하지는 못하고 있다. 당사자 단체는 당사자가 폭풍을 헤쳐나가는 동안 지원을 받으면서 안전감을 가질 수 있는 장소에 있을 수 있다면, 이러한 급성기 단계가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급성기 환자도 비약물치료병동을 이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급성정신증 전문가인 토르 라르센 박사는 이러한 아이디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그는 미치료 정신증 환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받든지, 받든지 않든 간에 치료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비약물치료병동은 자발성에 기반되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라르센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사람이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거나, 자신이 다시 태어난 나폴레옹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그가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환각이나 망상에 대한 정의의 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심각한 정신증을 앓고 있는 경우, 비자의적이더라도 그들에게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라르센 박사는, 관련 연구에 따르면 미치료 정신증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결국 노숙인이 되고, 미치료 정신증 환자 중 약 30%가 범죄를 저지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라르센 박사는, 2019년 도끼를 든 정신증 환자에 의해 묘지를 방문했다가 비극적으로 사망한 비요르 마리 스키스볼 헤리드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살인 사건은 노르웨이 남서부의 조용한 마을인 헤우게순에 충격을 주었고, 전국적인 화제가 되었다.

이 살인자는 비약물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정신과 약물치료를 거부했고, 불법 마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2017년 통과된 개정법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는데, 이는 자신의 치료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자는 임박한 위험에 처한 상황이 아닌 이상, 비자의적으로 구금할 수 없으며, 약물치료를 강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비판가들은 이로 인해 의사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사람들을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Malin has titled this painting "Hopeless" (c) BBC
Malin has titled this painting "Hopeless" (c) BBC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비약물 치료를 지지하는 활동가 중 한 명인 하콘 리안 울랜드(54)는 위험성에 대한 이러한 논의 속에는 정신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일어날 수 있는 도전적인 행동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려는 어젠다가 숨겨져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약물치료를 강제하자는 주장은) 당사자들을 그저 무기력하게 만들기 위한 어젠다를 내세울 뿐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신경전형인들(neurotypical, 비당사자)을 당황하게 할 수 있는 증상은 그것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에게는 중요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신증을 경험하는 상황에 있는 것은 매우 드라마틱할 수 있습니다.”

울랜드는 비약물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관료주의적인 장벽과 비용 측면에서의 장벽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비약물 치료 접근법은 더 많은 감시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일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저는 외부에서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정신과 의사와 환자들은 정신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해 그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더 많은 권력을 부여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한 노르웨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신질환자의 치료 방식에 대해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강제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약물 치료는 그저 지나가는 치료의 유행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신의학을 새로운 방향으로 완전히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기사 원문(클릭)

※ 보다 나은 이해를 위해 이야기를 조금 첨부합니다. 본 기사에서 비약물치료에 대한 비판가들이 주장 중 참혹한 사건 등의 자극적인 이슈를 활용하면서 ‘정신장애인의 위험성 신화’를 더욱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되어서도 다양한 연구결과가 존재합니다. 가령 미국의 총기난사 사건과 정신질환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정신건강과 총기범죄 사이의 관련성은 적고, 심지어 대부분 총기난사 사건 범인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으며(Metzl & MacLeish, 2015), 또한 기존의 편견과 달리 정신장애인은 범죄의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de Vries et al., 2018; Kamperman et al., 2014). 이와 더불어, 정신장애인 ‘무조건 위험한 존재’라는 부정적인 편견은 당사자가 경험하는 정신적 고난보다 더 해로운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 기사에서 언급하는 주장은 보다 조심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비판가들 주장 중 정신장애인의 ‘병식(insight)’ 개념을 언급하면서 때로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강제적 치료를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와 달리 당사자운동 진영에는 이처럼 자신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현상을 ‘인식론적 부정의(Epistemic injustice)’라고 주장합니다. 즉, 그 사람을 실존하지 못하게 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며, 그들의 관심사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게 만듭니다. 이와 같이 강제성은 여전히 당사자 진영에서 주요한 이슈이며, 이를 위한 권익옹호프로그램(절차보조사업 등)은 당사자운동영역의 큰 관심사입니다.

마인드포스트는 지금까지 배제되었던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대안 언론사입니다. 이를 위해 기사에 등장하는 비판가들의 주장뿐만 아니라, 동시에 다른 관점과 다양한 입장이 있다는 것 또한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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