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학봉상 언론보도 부문 대상 선정...日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집’ 철학 분석
본지, 학봉상 언론보도 부문 대상 선정...日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집’ 철학 분석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2.11.08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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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당사자연구’의 탄생과 한국에서의 접목 과정 분석
인간이 겪는 당연한 ‘고생’을 정신장애인의 삶에도 적용해 치유 모색

<마인드포스트> 기획연재 ‘약함의 연대로 한일 관계를 재설계하다’가 제7회 학봉상 언론보도 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학봉상 운영위원회는 8일 이같이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학봉상은 재일동포 실업가였던 고 학봉 이기학(1928~2012)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이 재단법인 학봉장학회의 후원과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협찬을 받아 매년 우수한 논문을 공모해 시상하고 있다.

이번 언론보도 기획연재는 지난 8월 총 4차례에 걸쳐 정신장애인 운동과 이념에 대한 실천 과정들을 한일 주체들의 시각으로 분석한 기사다.

기사는 일본 홋카이도 우라카와 마을에서 출발한 정신장애인 당사자 운동과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집’의 탄생 과정을 담았다. 또 이 이념의 창시자인 일본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홋카이도의료복지대학 교수와 이 이념을 한국 정신장애 운동에 접목하려 했던 한국의 초기 정신장애인 운동가 김대환 청주정신건강센터장의 인터뷰를 각각 진행했다.

1978년 일본 우라카와 마을 적십자병원 정신병동에서 퇴원한 당시 30대의 사사키 노모루 씨를 환영하기 위해 모인 술자리에서 이들은 정신장애인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살자는 이념을 공유하게 된다.

당시 적십자병원 사회복지사로 부임한 무카이야치 씨가 이들과 함께 다시마 판매 사업을 시작하고 정신장애인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공동체 숙소를 지어 이를 ‘베델의집’이라고 명명하게 된다.

적십자병원 정신병동은 당시 130병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원환자가 줄면서 지금은 병상이 모두 사라졌다.

특히 베델의집은 2000년 초반, ‘당사자연구’라는 독특한 회복 철학을 일상에 대입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는 정신장애인들이 겪는 환청과 망상을 당사자 입장에서 재해석해 고통을 겪는 상황을 이해하고 증상에 눌려 있는 상황에서 나와 모든 인간이 고유하게 겪는 ‘고생’을 정신장애인도 느끼며 살아가도록 하는 일본 고유의 회복 운동이다.

베델의집은 현재 연간 국내외에서 3000여 명이 견학을 오는 장소로 변했다.

일본 당사자연구의 창시자 무카이야치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홋카이도의료복지대학 교수. (c)마인드포스트 자료사진.
일본 당사자연구의 창시자 무카이야치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홋카이도의료복지대학 교수. [마인드포스트 자료사진]

한국은 2000년 초반, 김대환 청주정신건강센터장이 이 베델의집 모델과 당사자연구 이념을 도입한다. 여러 차례의 실패를 거쳐 청주센터를 비롯한 전국의 일부 정신장애 기관에서 당사자연구를 진행하고 각 단체가 모여 ‘환청망상 대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박종언 본지 편집국장은 “약자들의 고통의 정신을 통한 공감과 이해가 한일 관계를 재설계하게 하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정신장애라는 같은 질환으로 고생하고 회복을 설계하는 한일 정신장애인들의 삶과 도전, 철학들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2월 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마로니에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아래는 기획연재

[약함의 연대로 한일 관계를 재설계하다] “사회복귀란 당연한 고생으로 돌아가는 것” (2022년 8월 25일) [클릭]

[약함의 연대로 한일 관계를 재설계하다] “당사자연구는 인간의 삶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게 해” (2022년 8월 26일)[클릭]

[약함의 연대로 한일 관계를 재설계하다] “당사자연구는 정신의료의 민주화운동...빼았겼던 인간 존엄과 권리 찾기”(2022년 8월 28일)[클릭]

[약함의 연대로 한일 관계를 재설계하다] “인간은 연구하는 존재...당사자연구는 평화를 창출하는 운동” (2022년 8월 29일)[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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