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정유정=자폐 성향’ 보도에 사과문 발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정유정=자폐 성향’ 보도에 사과문 발표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07.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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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의학회와 장애인부모연대 등서 프로그램에 항의와 유감 성명 발표
‘그알’ 제작진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받는 분들에 상처 드려 죄송“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편 갈무리.
지난달 17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편 갈무리.

과외 앱으로 만난 여성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에 대해 자폐성향 가능성을 언급했던 방송사 프로그램이 3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시청자게시판에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받아온 분들에게 상처를 드리게 돼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7일 ‘밀실 안의 살인자, 정유정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정유정의 범행을 자세히 다뤘다.

이 방송에 출연한 전문의는 “(정유정이) 독특한 말투와 걸음걸이가 있다. 이런 것도 자폐적인 특성을 조금 고려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심리학과 교수는 “본인이 원하는 것도 정확하게 물어보고 있었고 둘러댈 줄도 안다. 직접 대면했을 때 사회성이 더 떨어진다면 자폐 특성이라고 보는 게 맞다”라고 분석했다.

제작진은 자폐성향이 범죄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부언 설명을 첨가했지만 상당 분량이 ‘자폐’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져 자폐가 범죄와 연결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전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에서 방송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소청의학회는 “특정 정신장애 진단에 대한 의견이 방송을 통해 마치 사실인양 삽시간에 펴져나가 자극적인 보도와 소문들을 추가 생산하는 일을 야기하고 있다”며 “방송에서 전문가를 인용해 피의자 정유정이 자폐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사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정유정의 이상행동을 살펴보는 관점 가운데 하나로 ‘자폐 성향 가능성’이 제시됐다”면서도 “오해를 줄 수도 있어 방송에서는 3회에 걸쳐 ‘자폐 성향 자체와 범죄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해명했다.

또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방송 후 여러 매체에서 ‘정유정의 범죄가 자폐 성향 때문’이라는 것처럼 요약 기사를 내기도 했다”며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장애인들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글들이 유포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 구성상 정유정의 자폐적 성향 진단 내용이 후분부터 나와서 핵심 내용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며 “범죄의 배경에 개인의 장애특성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자폐’라는 용어를 쓰는 것 자체부터 어떻게 이를 오해 없이 전달할지 고민이 깊었지만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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