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응급입원 병상 찾다 치안 공백 발생...병상 현황 공유할 시스템 조기 구축해야”
“경찰, 응급입원 병상 찾다 치안 공백 발생...병상 현황 공유할 시스템 조기 구축해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07.26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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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경찰제도발전위, 일선 경찰들과 간담회...정신응급대응센터 운영 현황 보고
지난해 응급입원 반려 건수 1002건로 9.8%...수치는 증가 추세
병실 부족과 의사 부재로 입원 거부 다수...경력 늘려 치안 공백 막아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신질환자의 응급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 인력 충원과 안정적인 병상 확보가 필요하다는 일선 경찰들의 요구가 나왔다.

지난 25일 행정안전부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는 서울 마포구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에서 ‘경찰제도발전위원회’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서울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와 주취자응급의료센터의 운영현황을 보고받고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 경찰관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어려움과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는 고위험 정신질환자 발생 시 응급 개입을 위해 2022년 10월에 개소했다. 현재 서울시 정신건강전문요원 14명, 경찰관 12명이 합동 근무 중이다. 하지만 인력 현황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일선 경찰들의 토로다.

정신질환자를 보호 조치해야 하는 일선 경찰들이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많은 경우 24시간이나 걸리는 경우도 있어 치안 공백에 대처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오랜 시간 나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응급입원 의뢰 건수는 1만133건이다. 이중 입원이 불가한 반려 건수는 1002건으로 전체의 9.89%를 차지했다.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경찰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자가 자·타해 위험성이 클 때 의사의 동의를 얻어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을 의뢰할 수 있다. 이 경우 최장 72시간 입원시킬 수 있다.

반려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정신질환자 입원은 전체 응급입원의 2.83%였다. 하지만 2020년 6.08%, 2021년 8%, 2022년 9.89%로 3년 만에 3.5배 이상 증가했다.

일선 경찰들은 현장에서 병실이 부족해 반려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반응이다. 경찰청이 지난해 최근 3년 간 경찰이 의뢰한 전국 응급입원 사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은 응급입원 가능 병실이 부족하거나 의사 부재로 입원이 거부되거나 지연됐다.

간담회에서 한 일선 경찰은 “현장 경찰관들은 정신질환자 업무와 관련한 인력 충원 필요성과 병상 현황, 응급진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또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상이 부족해 경찰관들이 병상을 찾기 위해 길게는 9~10시간을 소요하고 있다”며 “병상 현황과 응급진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의료정보시스템 조기 구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정신질환자 입원 업무까지 맡으면서 치안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다른 일선 경찰에 따르면 관할 안에 병원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인천, 경기까지 응급입원 조치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난해 10월 경챁청은 시·도경찰청 단위로 응급입원 현장지원팀 운영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서울의 경우 서울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가 출범했다.

간담회에서는 경찰관이 주취자 관련해 당당한 법집행을 할 수 있도록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관련 법·제도의 개선 의견도 나왔다.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위원들은 정신질환자와 주취자 관리를 위해 어려운 근무여건 속에서 묵묵히 근무하고 있는 서울시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와 주취자응급의료센터의 현장 경찰관들을 격려했다.

위원회는 “정신질환자·주취자 관리를 위한 경찰 인력과 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수렴된 현장 의견을 토대로 권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경찰제도 개선을 위해 ▲현장경찰 역량 강화 방안 ▲자치경찰 이원화 방안 ▲국가경찰위원회 개편 방안 ▲행안부장관의 경찰청 지휘 감독체계 보완 방안 ▲경찰대학 개편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다음 회의는 내달 29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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