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내가 깨달은 심리상담 서비스 제대로 받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내가 깨달은 심리상담 서비스 제대로 받기
  • 전서은
  • 승인 2020.05.04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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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은 멘탈헬스코리아 대외협력이사 기고문
공적 서비스 vs. 사설 상담 서비스의 장단점 및 개선점에 대한 솔직한 후기
심리상담 서비스 차이점 알았다면 효과적인 치유 접근 가능했을 것
공적·사적 상담과 문자 상담까지 거치며 나름 노하우 쌓여
첫 심리상담 망설여지는 사람에게 공적 서비스 추천
학교나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는 상담 비용 부담스럽지 않아
만성화된 정신적 고통은 장기적 전망으로 치유해야
공적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게 사설 상담서비스
상담심리사는 석사 이상 학력 요구…심리상담사는 민간 자격증
믿을 수 있는 사설 상담사 모아 저비용 서비스 이용 가능해져야
전서은 씨.
전서은 씨.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하던 대학교 1학년,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대생원)에서 첫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자가 상담소를 찾은 직접적 문제는 어머니와의 갈등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어머니와 솔직하게 소통하고 또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를 상담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타인과 자신을 혐오하는 극단적인 감정들이 해소되고 마음의 상처가 어루만져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시간에 심리상태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믿고 기쁜 마음으로 상담을 원래 예정했던 것보다도 더 일찍 종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담을 종결한 지 반 년도 안 돼, 원래 문제의 변형된 문제들 또는 전혀 새로워 보이는 문제들로 상담소를 전전하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우울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당황스럽고 힘들었지만 상담을 통해 좋아질 수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더 이상 비슷한 ‘문제 털어놓기식’ 심리상담이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심리상담 서너 번이면 마음의 문제를 털어놓고 우울감이 덜어지고, 문제 행동이 발생한 원인을 알면 앞으로는 같은 일로 힘들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심리상담 서비스가 얼마나 다양하며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좀 더 잘 알았더라면 나에게 있어 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공적 심리상담 서비스부터 사설 상담, 모바일 APP 문자 상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심리상담을 경험해 보며, 소비자로서 심리상담이 왜 도움이 되기 힘든지, 또 어떠한 점이 개선된다면 더 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 왔습니다.

더욱 많은 정신건강 소비자가 심리상담의 정수를 누리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이 글을 통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 및 대학생활문화원 (c)전서은.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 및 대학생활문화원 (c)전서은

심리상담 장기전 어려울 때 빠른 심리상담도 고려해야

심리상담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담사가 나에 대해 최대한 종합적이며 편향되지 않은 이해를 해야 합니다. 전문가는 개별 위험 요소가 내담자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각각의 중대성을 판단하고, 모든 정보를 통합하고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1)

사설 심리상담사는 이러한 심리학 대가들의 이론을 습득하고 내담자와 함께 심리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고자 합니다. 고로 심리상담이 조금이라도 더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면, 상담사를 전적으로 믿고 상담사의 페이스와 방법론을 믿고, 자신이 겪은 사건과 그때 감정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협조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다만 전체론적 접근에 따른 ‘장기전’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지 몰라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비됩니다. 장기전인 만큼 당장 눈에 띄는 효과가 안 나타날 수도 있고 치료가 길어지는 것이 불만족스럽거나, 심적 고통이 계속되는 게 좌절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장 급박한 정신 위기 해소 및 일상과 사회로의 빠른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심리상담 서비스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학교나 지역사회 등에서 제공되는 복지 차원의 심리상담 서비스는 이러한 목적에 적합합니다. 10회 차에서 15회 차에 걸친 비교적 부담 없이 합리적인 기간에, 심리 검사부터 선생님 매칭까지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교 내에 심리센터가 있는 식으로 공간적 접근성 또한 높습니다. 이 때문에 심리적 위기가 발생할 때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실질적인 도움을 단기간에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심리상담이 처음이라 망설여지는 사람에게도 공적 서비스를 추천합니다. 심리상담을 비롯한 정신건강 서비스 일체가 아직 국내에서는 편견의 대상입니다. 너만 힘든 게 아닌데 정신력이 얼마나 약하면 돈 주고 상담까지 하냐며 비난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습니다.

실상 내가 아픈 게 맞는지 아닌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 당 10만~30만 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돈을 내기에는2) 선뜻 서비스 구매를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심리상담 초보에겐 지역사회와 학교 등 공적 서비스 추천

이런 점에서 학교나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센터 서비스는 심리상담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증진센터’라든지 ‘웰빙센터’ 등 이름이 주는 효과도 있고, 정부나 공공기관의 이니셔티브로 개설된 만큼 상담 선생님들도 비교적 믿음이 갑니다. 무엇보다 상담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권리이자 복지의 일환입니다.

저 같은 경우엔 “속는 셈 치고” 열심히 해 보려는 마음으로 대학교 심리상담 시작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 학교에 무료 헬스장이 있으면 열심히 이용해 줘야 할 것 같은 그런 심리랄까요?

(c)전서은.
(c)전서은

정리하자면 공공 심리상담 서비스는 비교적 믿을 수 있는 상담사의 신분과 자격, 대학교 안 또는 집 근처와 같이 편하고 접근성 좋은 상담소 위치, 무료인 상담 비용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 때문에 당장 급박하게 도움이 필요한 정신 위기나 문제에 대해 심리상담 처방이라는 빠른 결정을 내리고 비교적 단기간 내 개선과 심리건강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필자 역시 대학교 1학년 당시 극단적이었던 감정들을 진정시키고 학업에 복귀할 수 있는 데에는 심리상담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되었던 게 사실입니다.

수준 높은 상담과 효과 위해선 무료 상담만으로 한계 있어

무료 심리상담 서비스는 언제나 인기 폭발이라 대부분의 경우 대기 시간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정말 심리케어가 필요한 순간에 서비스가 제공되는 적시성이 충족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공공상담서비스의 인력이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대 대생원의 심리 상담건수는 필자가 상담을 받던 2012년 만 해도 5천500여 건 정도였으나 2014년, 2015년에는 각각 6천994건, 7천122건이었습니다.3) 보건복지부가 설립한 전국 225개소의 정신건강복지센터는 한 곳에 많아야 14명의 정신보건전문요원이 근무합니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10만 명당 정신보건 인력이 42명꼴인데, 이는 318.9명인 영국의 13% 수준입니다.4) 서울대에서는 심리상담을 신청한 학생의 대기일이 2015년 최장 55일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5)

공급 대비 수요의 초과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적 서비스에서는 수요자 한 명당 투입되는 자원을 줄이는 방안을 취합니다. 서울대 대생원은 작년 고질적인 대기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상담 횟수를 15회에서 12회로 줄였습니다.

이에 대해 한 상담사는 “(상담 횟수가 줄어들면) 당면 상황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평했습니다. 다시 말해, 학생이 당면한 당장의 심리 문제를 진정시키고 사회와 학업에 복귀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반복되는 심리 문제나 만성이 되어버린 정신질환 등 근본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평소 증진책이나, 위기 예방책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덧붙이자면 무료 심리센터에서 나의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심리검사 또한 다소 아쉽습니다. 시간이 제약될 때, 상담사는 심리상태를 설명하는 일부의 정보 또는 신뢰도가 낮은 정보에 기대어 직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6)

예컨대 마음의 고통이 극심할 때 심리검사를 치렀다면 자살이나 자해에 대한 경향성이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살위험’을 당면 문제로 정의하고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유와 설득을 합니다. 사실 그런 생각을 한 데에는 더 큰 이유가 내면에 숨겨져 있는데 말이죠.

전문가적 시선으로 보면 이는 보수적으로 치러진 위험평가7)에 기초한 처방인데, 사실 이 심리상담 결과 하나가 내담자가 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메커니즘이라든지 정신 위기에 빠지게 되는 알고리즘까지 연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당장 부족한 시간과 예산으로 문제를 일단 해결해 돌려보내야 하니까 어쩔 수 없기도 하고, 상담 종결 후 내담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추적, 관리한다는 것도 예산 문제로 불가능합니다.

(c) canva.

공적 심리상담의 경우 정신건강 유지 방법 반복적 실천해야

정신 위기를 처음 겪어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당황스럽고 힘든 처지에서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 마음이 해소되고 정신건강에 대한 일반론적인 처방책으로도 효과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번 반복되는 정신적 고통이라면, 10회 차 내외로 진행되는 빠른 페이스의 상담으로는 한계를 지닐 수 있습니다.

만약 공적 심리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상담을 통해 기른 위기대처 능력 및 정신건강 유지 방법 등을 상담이 종료된 후에도 반복적으로 실천하고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담을 통해 얻은 나와 나의 정신세계에 대해 깨달음을 상담사와 함께 행동 수칙으로 변환하고 일상에서의 실천 방안을 정하는 거죠.

심리검사를 종결한 내원자에 대한 일상 체크(routine care), 모니터링, 조건부 개입 등은 학교 및 공공 상담서비스에서도 강화되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선진국에서도 증상 치료 및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하는 ‘치료 모델’보다도 선별적 사전개입 및 문제의 예방을 골자로 하는 ‘예방 모델’ 그리고 평소의 안녕과 행복감을 증진하는 ‘증진 모델’이 점점 중요해지는 추세입니다.8)

예컨대 건강일지 쓰기, 추천 유튜브 콘텐츠 보기, 가까운 친구나 지인과 대화하고 인증하기 등 구체적인 활동을 제시하고 상담 종료 후 당분간은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코치나 피어(peer)들이 메신저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동기부여를 하는 건 어떨까 합니다.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장기적인 안목의 프라이빗 서비스, 사설 상담

공적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게 사설 상담서비스입니다. 고객의 필요에 맞게 유연하게 상담 스케줄을 짤 수 있고, 상담 방식 또한 무엇이 나에게 맞는지 시간을 들여 평가하고 맞추어나갈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정립한 정신건강 솔루션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기적인 추적(tracking)과 자문을 통한 팔로업(follow-up)도 가능합니다. 내담자가 신뢰를 가지고 심리상담 치료에 협조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사설 심리상담은 강력한 효과를 지닐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사설 상담서비스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여전히 상담사에 완벽한 신뢰를 가지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심리상담사 자격증이 정말 다양한데, 소비자로서는 신경 써서 조사하지 않는 한 어떤 게 상담사의 경력과 역량을 제대로 나타내주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심리상담사 1급’과 ‘상담심리사 1급’이 있다고 할 때 이 글을 읽는 독자 분은 어떤 전문가(?)를 택하시겠습니까? 비슷한 것 아니야? 그렇지 않습니다. 상담심리사는 2급만 해도 석사 이상의 학력에 개인 상담 50회, 공개 사례 발표와 연구 활동 등이 '최소' 기준입니다.

반면 심리상담사는 온라인 강의를 듣고 상식 수준의 문제를 물어보는 필기시험 100점 만점에 60점을 받으면 통과입니다. 한국심리학회 등에선 심리서비스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나 현 제도 하에선 소비자 스스로가 상담사의 자격을 면밀히 따져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심리상담 관련 석사 학위는 있는지, 수련 과정을 거쳤는지, 상담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 상담사 본인도 현재 따로 상담을 받고 있는지, 국가자격증이나 국내 주요 학회(한국심리상담학회, 한국상담학회, 한국심리학회 등)에서 지급하는 자격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c)steemit.com
(c)steemit.com

상담심리사에 비해 심리상담사는 훨씬 적은 노력만 들이면 딸 수 있는 민간 자격증인데, 그 차이를 알고 있는 정신건강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요? 성범죄 이력이 있는 전과자마저 온라인 클래스 몇 번이면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해 상담소를 열 수 있습니다.9)

부정적 후기들은 명예 훼손을 이유로 인터넷에서 내려버리니 진짜 전문성을 가진 상담사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몇몇 부적격 상담사들의 성희롱, 종교적 신념 강요, 인격모독적 언행... 필자가 보고 들은 경험만 해도 한두 가지에 그치지 않으며 실제는 더 심할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 사설 상담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던 데에는 위에서 말한 사설 상담에의 편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설 상담은 학교나 복지센터와 달리 상담사의 독특한 스타일이나 방법론대로 비구조적인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저의 상담을 진행한 상담 선생님은 직설적인 질문을 많이 하고 상담 시간 내내 저의 답변만 듣는 식이었습니다. 첫 성(性) 경험까지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제 기준에서는 상당히) 사적인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매 회차 불편했고 상담사님 집까지 내원하는 게 내키지 않았습니다.

상담심리와 심리상담 정확한 정보 필요...상담사 자격 따져봐야

한 개인에 대한 전체론적 이해가 있어야 근본적인 진단과 개선책 도모가 가능하므로, 상담자가 내담자 인생 자체를 재구성하려는 건 유효한 야심입니다. 다만 갖은 사적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고 유년 시절의 부끄러운 기억까지 끄집어내며 상담사와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기에는, 그 만큼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필자 역시 사설 상담을 3~4회 차에 걸쳐 받으며 내내 (지금 생각해 보면 상담사님께 죄송하지만) “돈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질문에는 가능한 짧고 수동적인 답변을 했고, 매회 그래서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하는데?”를 물었죠.

당시 제 머릿속에 이 상담으로 인해 달라질 내 모습에 대한 확신이 있고, 상담사의 프로그램이나 변화 이론에 대한 청사진이 그려졌더라면 조금은 달랐을 것입니다. 상담자가 내 심리건강에 변화를 어떻게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그 방법론이 나에게도 잘 통할 것 같다는 판단과 믿음도 가능합니다.

사설 상담의 전문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심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상담사의 전문성과 상담치료 방법, 기대 효과 등에 대한 정보는 많이 나누면 나눌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심리상담사에 대한 정보의 풀(pool)을 좀 더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까요? 요즘 IT 기술을 접목한 각종 플랫폼 비즈니스는 비용 및 품질 과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믿을 수 있는 사설 상담사들을 모아 주어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맥 풀 서비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동네 맛집마냥 심리상담 과정에 대한 소비자의 거짓 없이 솔직한 소감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블로그 후기 글 하나 읽고 미용실을 찾아가듯이 사설 상담서비스도 믿고 단 번에 결제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더 많이 생겨날지 모릅니다.

상담사 전문성, 상담치료 방법 등 정보 서로 나눠야

만약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처음이거나 갑작스레 예상에 없던 정신적 위기를 겪는다면, 지역사회의 무료상담 및 위기상담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전에 심리상담 외에도 다른 치료를 해 보았거나, 심리상담을 받아 보았음에도 저와 같이 비슷한 심리 문제가 계속하여 마음을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정신세계의 근본적인 작동원리를 탐색하고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심리의 토양을 다지는, 장기적 안목의 심리상담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열정과 오랜 경험, 전문성을 갖춘 사설 심리상담사는 이 중요한 작업을 도와줄 수 있는 강력한 원조자입니다.

우리 사회의 역량 있는 상담사들이 개인 또는 공동으로 연구하여 명문화된 가이드라인을 더욱 많이 개발하고 배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상담의 순 효과를 홍보하는 데에나, 개개인의 정신건강 예방과 증진을 도모하는 데에나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심리상태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자가진단과 관리를 개인 스스로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어, 공적 서비스에 지워지는 인력 부족의 부담도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 관계망 서비스의 확산에서 필자는 ‘나비 효과’의 가능성을 봅니다. 정보의 소비와 확산에 드는 비용은 0에 가까워지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인플루언서(SNS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는 개개인의 생각과 행동 수칙까지 그 어느 때보다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훌륭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자격 있고 열정 있는 공급자가 더 많은 잠재적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필자 또한 지향하고 있는 그 플랫폼 안에서 정신건강을 향한 더 많은 소비자와 공급자의 열정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고자 소개>

이 글을 기고한 전서은 씨는 국내 정신건강 소비자 권익향상을 위한 비영리기구 멘탈헬스코리아 대외협력이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한국생산성본부 사회가치혁신센터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벤처경영을 전공하고 2017년 KAIST 사회적 기업가 MBA에 입학했으며 올해 영국 바스 대학교에서 지속가능경영 과정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 이사는 오랜 기간 경험했던 우울증과 자해, 자살 충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튜브 및 SNS를 통해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속가능 및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는 소셜 인플루언서이자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주석>

1) "Mental Health Risk Assessment: Traps to Avoid in Day-To-Day Clinical Work," psychscenehub, last modified n.d. accessed 2020.04.30, https://psychscenehub.com/psychinsights/mental-health-risk-assessment-traps/

2) "심리상담서비스, 우리도 관리가 필요해," http://www.snujn.com/news/32011, n.d. 수정, 2020.04.30 접속, http://www.snujn.com/news/32011

3) "서울대, '서울대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다," 허프포스트코리아, n.d. 수정, 2020.04.30 접속, 서울대, '서울대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다.

4) "심리상담서비스, 우리도 관리가 필요해," http://www.snujn.com/news/32011, n.d. 수정, 2020.04.30 접속, http://www.snujn.com/news/32011

5) "서울대, '서울대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다," 허프포스트코리아, n.d. 수정, 2020.04.30 접속, 서울대, '서울대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다.

6) Mental health risk assessment: Traps to avoid in day-to-day clinical work

7) ibid

8) "심리상담서비스, 우리도 관리가 필요해," http://www.snujn.com/news/32011, n.d. 수정, 2020.04.30 접속, http://www.snujn.com/news/32011

9) "심리상담소가 위험하다?" 내 삶의 심리학 mind, n.d. 수정, 2020.04.30 접속, http://www.min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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