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오픈 다이얼로그’, 한국 정신병원서 최초로 도입된다
핀란드 ‘오픈 다이얼로그’, 한국 정신병원서 최초로 도입된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5.29 18: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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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개원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서 ‘대화’에 의한 치료 접목
동료지원가 활동 역시 공공병원 최초 시작
김성수 병원장 “인권 기반의 비강압 치료할 것”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서 대화와 개입에 의한 치료를 지향하는 오픈 다이얼로그(Open Dialogue·열린 대화)가 6월 개원하는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 또 동료지원가 역시 병원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29일 김성수 새로운경기도립병원장은 YTN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의 전화통화에서 “환자가 첫 치료를 받는 순간부터 고립을 회피하고 관계망을 복원해 빨리 퇴원하고 지역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려 한다”며 “이 프로그램은 ‘오픈 다이얼로그’라고 하는 서구에서 시작돼 획기적인 성과를 보이는 치료로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다”고 말했다.

오픈 다이얼로그는 정신과적 응급상황에서의 당사자 자기결정권과 회복 과정에서의 주변인들의 쌍방적 대화에 의한 개입을 지향하는 치료법으로 지난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시도됐다.

정신장애인이 정신적 위기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당사자와 가족, 직장동료, 친구, 이웃, 경찰, 정신과 의사 등 사회적 관계망이 총 동원돼 회의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일방적 치료법의 주장 대신 열린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독백이 아닌 타자와의 대화를 통해 의사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동등하게 수렴되는 민주적 대화 구조를 띈다.

이 같은 민주적 대화에서는 전문가와 가족, 환자 등이 위계적 권력구조 대신 수평적이고 공평한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

실제 핀란드 연구진이 오픈 다이얼로그의 효과성을 추적해 본 결과 이 서비스를 받은 정신장애인의 정신과적 약물 사용, 재입원율, 재발률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 등에서 오픈 다이얼로그의 치료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병원장은 “과거 정신병원에서는 입원과 동시에 사회와 단절되고 고립이 더 강화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환자를 도울 수 있는 관계망을 복원하고 가족, 친지, 지역기관 등 모든 자원을 동원해 환자 분이 잘 치료받고 빨리 퇴원해 지역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프로그램(오픈 다이얼로그)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병원장은 또 “위기에 처한 심리사회적 약자들이 공공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빨리 단기 치료를 받아서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사회로 복귀해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나라 최초로 정신건강 위기대응 센터가 설치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치료가) 인권 기반의 비강압 치료(를 지향한다)”며 “응급환자를 강박하거나 격리하지 않아도 되도록 치료진의 의사소통 기술, 적절한 시설을 갖추어서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고 전했다.

동료지원 제도와 관련해 김 병원장은 “정신질환을 경험하고 회복된 정신질환 당사자가 같은 질환을 겪는 다른 당사자를 돕는 서비스 제공자로서 일을 하는 대단히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이거 역시 공공의료기관에서 최초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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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경 2020-05-31 19:34:54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당사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