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에 투신 자살방지시설 설치하니…다른 교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 막아야
한강대교에 투신 자살방지시설 설치하니…다른 교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 막아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2.11.1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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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곤 서울시의원 “모든 교량에 자살방지 시설 동일하게 설치해야”
질의하는 김춘곤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누리집 보도자료 갈무리]
질의하는 김춘곤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누리집 보도자료 갈무리]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김춘곤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안전총괄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투신자가 많은 일부 한강 교량에만 자살방지 시설을 집중 설치해 ‘풍선 효과’처럼 주변 교량에서 투신자가 늘고 있다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시 안전총괄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6월까지 한강교량에서 투신 등 자살시도는 2210건으로 집계됐다.

시는 투신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 마포대교(수상)에 안전난간을 처음 설치한 이후 2021년에 마포대교(육상)와 한강대교(수상)에 안전난간을 추가로 설치했다.

시는 안전난간 확대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지난 2020년 9월 마무리하고 양화·원효·서강·한남·잠실·광진 등 6개 교량에 안전난간을 연차별로 신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안전난간이 설치됐거나 설치 계획 중인 교량은 보행자 통로가 있는 한강 교량 20개소 중 8개소에 불과하다. CCTV(폐쇄회로TV) 등 영상감지 장비가 설치된 교량은 올해 9월 기준 13개소다.

김 의원은 “안전총괄실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마포대교와 한강대교에서 자살시도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주변 교량에서 자살시도가 급증하고 있다”며 “자살방지 시설이 전무한 가양대교에서 발생한 자살시도는 매년 평균 9건 정도였는데 올해는 9월까지 벌써 12건이나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며 “안전난간 등 자살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교량으로 투신자가 몰리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가양대교 안정시설을 점검한 결과 난간 높이가 1.2미터에 불과하고 난간 밑부분을 딛고 올라서면 실제 난간 높이는 1미터도 되지 않아 투신이 용이하다는 지적이다.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아서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 등 초기대응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특정 교량에만 자살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진다”며 “가양대교 등 모든 교량에 자살방지 시설을 동일한 수준으로 설치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자살방지 시설 설치 관련 업무가 안전난간은 안전총괄실, CCTV나 감지기 등은 소방재난본부로 이원화돼 있다”며 “자살방지 시설이 보다 효과적으로 설치·운영될 수 있도록 소방재난본부와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유지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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