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부모가 50대 아들 부양하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한국도 예외 아니었다
80대 부모가 50대 아들 부양하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한국도 예외 아니었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09.26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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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안’ 내달 발의 예정
일본, 중장년 히키코모리 문제 심화...80대 부모가 50대 아들 부양 문제 대두
은둔형 외톨이 표현은 낙인 우려...낙인 효과 없앨 방안 고민해야
은둔형 외톨이 원인 세대별·원인별로 다르게 접근해 대안 만들어야
경기도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 [사진=경기도의회]
경기도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 [사진=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양운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도의회 중회의실에서 ‘경기도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양 의원은 지난 8월 16일 ‘경기도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조례안에는 ▲5년마다 경기도 은둔형 외톨이 기본계획 수립 ▲은둔형 외톨이 지원 정책 기초자료 활용을 위한 실태조사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운영 ▲은둔형 외톨이 자립, 평생교육, 문화·예술·여가 지원 ▲은둔형 외톨이 가족 및 보호자에 대한 상담 및 교육을 실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양 의원은 “은둔형 외톨이를 청년에 국한해 지원하는 곳이 많고 최근 4개월간 흉악범죄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은둔형 외톨이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보다 먼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발생했던 일본의 경우 ‘중장년 히키코모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특정 세대가 아닌 전 세대를 대상으로 지원해야 하고 은둔형 외톨이가 잠재적 범죄자라는 과도한 일반화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80대 고령의 부모가 50대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80·50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2019년 일본에서 고위 관료 출신인 아버지가 은둔형 외톨이인 아들의 공격성으로 다른 사람을 살해할까봐 두려워 아들을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황세주 의원은 “은둔형 외톨이가 직관적인 표현으로 정책대상자 입장에서는 선정에 용이하지만 낙인찍히는 부분을 우려해 대상자 선정을 주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조례에서 낙인효과를 어떻게 없앨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례만 만들고 끝내는 게 아니라 집행부에서 사업계획을 만들어 조례대로 시행되도록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기도 복지정책과 김성환 팀장은 “치유라는 표현으로 포괄적인 것보다 심리치료 등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좋겠다”며 “은둔형 외톨이는 생애주기별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센터에 위탁을 주어 상담과 더불어 통계자료 등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백희정 광주 은둔형외톨이센터 사무국장은 “은둔형 외톨이는 세대를 막론해 나타나기도 하지만 원인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에 세대별, 원인별로 접근법과 그 대안이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백 사무국장은 “은둔형 외톨이를 교육하고 일정 단계를 마치면 ‘끝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사례관리를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해다.

박명덕 은둔형외톨이지원연대 사무국장은 “해당 유사사업을 공공에서 진행할 때 지나치게 효율성을 추구한다”며 “발굴-고립-회복 단계 등을 거치는 장기적인 사업에 효율성을 추구하면 애초에 사업을 시작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과가 안 나 폐기할 경우 사업을 통해 만났던 사람이 재은둔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런 사업에는 꾸준한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전문위원실 임영덕 정책지원팀장은 “일본은 진단검사 구조화를 통해 유형마다 접근방법을 다르게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제 일본과 같은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임 팀장은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사업들이 민간에서 이미 지원되는 경우엔 지방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전문위원실 조지현 정책지원팀장은 “교육 분야에서도 학교 밖 청소년, 건강장애 학생 당사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매우 힘들어했다”며 “보호자의 상담과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이 대표발의 예정인 ‘경기도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는 10월에 수정·보완해 11월 회기에 발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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