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위기 시 병원 아닌 쉼터를…금천IL센터, 정신장애 위기쉼터 ‘희망디딤터’ 개소
정신위기 시 병원 아닌 쉼터를…금천IL센터, 정신장애 위기쉼터 ‘희망디딤터’ 개소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11.20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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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장애센터에서 정신장애인 위기쉼터 제공은 드문 사례
거주기간 14일에 1회 한 명만 입소 가능

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당사자·가족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정신장애 위기쉼터 ‘희망디딤터’를 지난 10일 개소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쉼터에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청 사회복지과 희망복지팀의 긴급 요청으로 당사자 한 명이 입소해 거주하고 있다.

정신장애 위기쉼터는 정신장애인 및 정신질환자 등 당사자의 정서 등 위기상황 시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일상생활의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1회 1명만 입소 가능하며, 거주기간은 최대 2주(14일)다.

거주기간 동안 센터 측은 초기 상담을 통해 입소자의 현재 상황 및 욕구를 파악한 후 사례지원 회의를 진행해 입소자에게 최적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정신장애인이 정신 응급 상황을 겪을 경우 기존 치료 체계는 정신병원 입원과 약물 처방이 전부였다. 하지만 정신응급을 겪는 당사자들은 입원 과정에서 폭력적 강제를 경험하게 돼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당사자들이 병원 입원을 극도로 꺼리는 현상을 불러왔다. 또 강제이송 과정에서 신체를 제압당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해 정신장애 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병원 대신 지역사회 위기쉼터에서 휴식과 돌봄을 받을 경우 회복력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대안적 위기 돌봄 체계로 주목받아 왔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이 요청하는 자기결정권에 의한 입원 공간의 선택에도 부합한다는 의견이다.

당사자 단체인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가 지난해 위기쉼터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 7월에는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동료지원쉼터를 개소·운영해 오고 있다.

이번 금천센터의 위기쉼터는 정신장애인 단체가 아닌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분석이다.

금천센터 관계자는 “바위가 많은 해안이나 얕은 암초 같은 바다에서 배를 안내하는 등대처럼 위기 상황에 놓인 당사자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신청 문의 금천센터 ☎070-4035-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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