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우울증이 오려나 봐요
가을이 되면, 우울증이 오려나 봐요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09.05 0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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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우울증 일조량 감소와 기온저하가 유력한 원인
수면의 증가와 폭식증의 심각성이 우려
예방법으로는 햇볕을 많이 쬐는 것이 좋아

"가을만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 갑자기 혼자 있고 싶어지고 고독을 느끼고 싶어요. 그러다 내 마음 어디선가 멍이 든 채 아픔을 느끼고 누구와도 상대하고 싶지 않아요. 갑자기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와요. 어디론가 멀리 떠나 돌아오고 싶지 않아요."

조현병 당사자 심수미(40) 씨는 요즘 우울증이 심하다. 관계망상이 차도가 있어서 이제쯤 살겠구나 생각했는데 가을만 되면 자꾸 마음이 허전해지고 눈물이 쏟아진다. 한참을 울고 나면 불안해서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른다. 전형적인 우울증 증세다. 이런 우울증은 가슴을 서늘하게 하며 한 차례 지나간다. 그뒤 조현병이 찾아온다.

가을철 우울증은 가을에 시작해 겨울까지 우울 증세를 보이다가 이듬해 봄, 여름이 되면 호전이 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가을부터 시작되는 일조량 감소와 기온 저하가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울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이러한 외부환경 변화가 뇌에서 화학 물질 및 호르몬 분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해가 짧아지는 가을철에는 갑작스러운 일조량의 변화로 체내 멜라토닌 조직의 문제가 발생한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의 수면 주기 조절과 생체리듬 조절 등의 기능을 맡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지면서 수면이나 진정작용을 유발해 우울한 기분을 만드는 것이다.

 

가을 우울증이란

가을철 우울증은 다른 우울증과 양상이 다르다. 일반 우울증은 수면 감소와 식욕 감퇴로 증상이 나타나는데 가을철 우울증은 수면과다와 폭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와 무기력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모든 것이 만사 귀찮아져 이불 속으로 꼭꼭 숨어버리는 것이다.

가을철 우울증 피로와 집중력 저하, 긴장과 초조함을 느끼고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에 식탐이 강해진다.

"빵이나 밀가루 음식에 손이 더 가요. 인스턴트 식품은 말할 것도 없구요. 가을만 되면 무조건 먹고 봅니다. 병원에선 아무리 식단 조절을 하라고 해도 제 귀에 들리지가 않아요. 세상 사람들이 다 밉고 미운 만큼, 내가 먹고 보자는 것이죠. 가을에만 15kg 몸무게가 증가했어요. 이걸 어쩌면 좋죠?"

조현병 당사자 심미영(30) 씨는 가을철 우울증의 전형적인 예다. 오로지 집에만 있고 친구들과 연락을 모조리 끊고 산다. 성격도 예민해져 식구들에게 전보다 더 예민하게 군다. 그녀의 가을철 우울증은 자신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가을철 우울증 예방법은 바로 햇빛이다. 햇볕을 많이 쬐면 인체 리듬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 겨울에는 야외에서 하는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햇볕 쬐는 시간을 늘려 주는 것이 좋다.

가을 우울증은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나아진다. 하지만 우울증 증상이 심하고 최소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정석훈 교수는 "우울증은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약을 먹으면 중독이 된다는 편견이 있다"며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되고 사회적으로 원할히 가능할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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