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방역 나선 정부와 언론...“거짓 정보, 가짜 뉴스 고개 들고 있어” 우려
심리 방역 나선 정부와 언론...“거짓 정보, 가짜 뉴스 고개 들고 있어” 우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3.12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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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불안 안 가지게 언론이 적극적 노력해야
정보 과도하게 많이 접하면 불안감 증폭..가족과 소통 필요
사회적 거리 두더라도 마음의 거리는 가까이
부모는 감염병 예방 중요성 아이에게 알리고 고민 들어줘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이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물리적 방역 외에도 심리적 방역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언론들은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심리 방역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심리적 불안과 공포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도 대국민 요청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해 현장 의료인, 종사자에 대한 허위·왜곡 정보를 유포하지 않도록 언론과 시민들에게 협조를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급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심리방역이라는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며 “현장 종사자를 어렵게 만드는 것,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거짓 정보, 뉴스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환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심리지원도 하고 있지만 과도한 불안을 가지지 않도록 언론사와 언론인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KBS도 최근 방송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트라우마로 심화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또 불안과 공포에 전염되지 않는 심리적 방역을 위해 가짜 뉴스를 멀리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도 11일 기사에서 “심리치료적 접근은 충격으로 인한 감정을 나누고 이야기하도록 돕는 개인상담, 집단상담, 가족치료 등이 해당된다”며 “정신적 충격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한 후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의 발전을 막는 취지”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재난심리지원은 정신과적 진단보다 심리적 응급조치를 우선시한다. 일반 국민이나 지역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재난을 극복할 자원을 개발시켜 주는 심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형태다.

육성필 한국심리학회 코로나 대책위원장은 “오히려 정보를 많이 접하는 게 과도하게 걱정과 불안감을 증폭시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가족들과의 소통, 좋아하는 음악 듣기, 명상하며 마음을 다스리기 등 소소한 일상을 통해 특별한 전문가를 만나지 않고도 심리방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남일보도 11일 사설을 통해 “불안과 공포감이 커지면 분노와 적대감으로 바뀌고 이는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불안과 공포 등 심리적 불안감을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리방역을 개인에게 맡길 일은 아니”라며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불안을 치유하는데 발벗고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2일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가벼운 신체 활동이 항스트레스 약물, 항우울제 약물만큼 효과가 있다”며 “가족과 함께 마스크 같은 걸 하고 한적한 시간에 한적한 장소에서 산책 같은 것 하는 거 권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회적 동물인데 지금 제일 힘든 게 사람을 못 만나는 게 괴장히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며 “물리적 거리는 둬야 되지만 마음까지도 떠나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전화나 여러 가지 통신수단들이 다양화되어 있지 않냐”며 “그래서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깝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른보다 어린이들이 처한 심리적 공포감에 대해서도 배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른들은 뉴스를 찾아보거나 아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높아졌던 불안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부모를 통해서만 상황을 접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보기에는 아이들이 별일 없이 잘 노는 것 같지만 무섭고 불안한 마음을 속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특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배 교수는 “부모는 감염병 예방과 방역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고민을 편하게 들어주는 기회를 만드는 게 좋다”며 “신체 활동이 줄어든 만큼 집안 일에 아이들을 참여시키고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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