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주의는 기울이되 큰 걱정은 말자... 위생 수칙 지키고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말아야”
“전염병? 주의는 기울이되 큰 걱정은 말자... 위생 수칙 지키고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말아야”
  • 권혜경 기자
  • 승인 2020.03.10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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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장, 세바시 특강
감염에 대한 공포는 정상적인 반응..정부 신뢰하고 협력해야
심리적 방역 위한 마음의 백신 7가지 소개
스스로를 격려하고 긍정적이어야..가짜 뉴스 판별 중요
증상 발현 시 어떤 도움 요청할지 미리 알아둬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정신적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각 지자체는 심리지원단을 꾸려 감염증에 직간접으로 노출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방역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김현수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장(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에 출연해 코로나19 극복 특집 강연을 진행했다. <마인드포스트>는 김 단장의 허락을 받고 그의 강연을 녹취해 싣는다.

김 단장은 “감염으로 인해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이 되는 특성 때문에 감염자 스스로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질병적 특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서울시 코비드19 심리단은 감염병 대처와 관련한 문헌을 참고해 일곱 가지 ‘마음의 백신’을 준비해 사회관계서비스망(SNS) 등을 통해 배포했다.

이 일곱 가지 백신에는 ‘주의는 기울이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도울 수 있는 작은 일을 한다’,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 ‘믿을 만한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가짜 뉴스를 판별한다’, ‘치료약이 곧 나올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도움을 받을 지를 미리 알아 둔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가진다’라는 수칙이 들어 있다.

김 단장은 “전염병과의 싸움에 정말 중요한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모두”라며 “정부를 신뢰하고 하나 되어 해결하자는 노력과 협력이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염 재난이 끝나면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이기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며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우리 이웃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단장의 강연 요약문.

힘드시지요. 이제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여가 되니까 모든 분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이지만 몸이 약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죽음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또 감염이 되면 사랑하는 사람과 분리가 돼야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국민들의 경제적인 파격이 또 커서 굉장히 걱정입니다. 이런 몸과 마음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많은 분들이 여기저기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염병은 인류가 굉장히 두려워했던 질병입니다. 아마 우리 모두의 유전자 안에 감염에 대한 공포가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류를 위협했던 가장 큰 질병은 감염이었기 때문입니다. 중세의 페스트는 유럽인구의 3분의 2를 죽였습니다.

1900년대 초반의 스페인 독감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죽은 사람들의 수보다 더 많았다고 합니다. 최근에만 해도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까지 감염병으로 인한 도전이 많았습니다. 최근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우리가 겁을 먹기에 충분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해 중국의 한 지역에서 시작해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공포스런 뉴스가 전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감염으로 인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정말 당연하고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국민들도 이에 대해 잘 대처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모르는 사이에 대규모 환자가 발견되고 사망자가 생기면서 공포와 불안이 다시 커졌습니다. 또 공포로 인해 여러 조치가 취해졌고 전염 차단을 위해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하면서 국민들이 힘들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마스크 대란도 국민들을 많이 힘들게 합니다.

감염병은 몸도 힘들게 하지만 마음도 힘들게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침투할지 모르는 상태에 감염될 것 같은 공포를 가집니다.

또 본인이 감염되면 본인만 아픈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자가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감염자 스스로 죄책감과 미안함을 가지는 질병의 특성이 있습니다. 또 감염병은 분리시키지요. 일도 못하고 가족과도 떨어져야하는 복잡한 마음을 갖게 하는 질병의 특성이 있습니다.

최근 저희에게 오는 전화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걱정, 언제 이게 끝날 것 같으냐 하는 걱정과 함께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상담하는 전화가 많이 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감염에 대한 공포를 어떻게 줄일까 고민하다가 과거에 감염 공포를 잘 이겨냈던 여러 사례들을 보았습니다.

마음의 준비, 즉 마음의 백신이 중요하다는 정보였습니다. 서울 코로나바이러스19 심리지원단이 마음의 백신을 준비해보자고 했고 여러 문헌을 참고해서 일곱 가지 마음 백신을 시민들에게 나눠드리게 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전파를 했는데요. 이 일곱 가지 백신, 지금부터 하나하나 주사 놓듯이 마음에 도움이 되도록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백신은 ‘격려 백신’입니다.

나를 격려하자는 것인데요. 나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공포 반응이 정상이고 ‘나는 지금 잘 조절하고 있다, 지금 내 불안을 잘 다루고 있다’라고 자신을 격려하는 것입니다. ‘주의는 기울이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고 격려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 백신은 ‘긍정 백신’입니다.

좋은 일하기 같은 것이지요. 오늘 뉴스에서 봤는데요. ‘대구의 80대 어르신께서 천으로 희망 마스크 80장을 만들어서 보내줬다’라는 뉴스가 여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켰고 저희가 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는 것,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혼자 지내는 누군가에게 힘을 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백신입니다.

세 번째로 ‘실천 백신’입니다.

지금 질병관리본부에서 말하는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하자, 손을 잘 씻고 기침 에티켓을 잘 지키기. 나를 보호하고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는 ‘실천 백신’, 이것도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네 번째는 ‘지식 백신’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해 잘 알고 믿을 만한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가짜 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 지식백신도 우리에게 불안을 없애주는 큰 힘이 됩니다. ‘잔혹한 세계 증후군’이라는 현상이 있는데요.

하루 종일 나쁜 뉴스, 힘든 뉴스, 환자가 늘었다는 뉴스만 보면 마치 세상이 전부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처럼 보여서 외출을 못하게 됩니다.

지금 병원에 가야하는데도 병원에 안 가겠다라는 이런 현상, 나쁜 뉴스를 많이 보면 세상이 더 나쁘게 보이는 현상, 이런 부분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어요. 특히 초기에는. 그래서 이런 정확한 지식,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는 ‘희망 백신’입니다.

모든 감염은 주기가 있었어요. 지역사회의 감염 단계가 있다가 종식기를 거쳤고 저희가 회복되었습니다. 내내 지속되는 감염은 없었어요. 그래서 이 코로나19도 곧 끝난다, 조금 길어질 수는 있어도 곧 끝난다, 그리고 곧 치료하는 약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희망을 갖는 백신도 저희를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백신입니다.

여섯 번째 ‘정보 백신’입니다.

막연히 알고 있는 것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증상이 생긴다면,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증상이 생긴다면 어디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도움을 받을 지를 미리 알아둔다면 그 불안이 많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 ‘균형 백신’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어려운 시기를 이성의 촛불, 이성의 등불 속에서 잘 버텨 나가자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감정과 사고의 균형, 몸과 마음의 균형, 가정과 일의 균형을 이루자.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우리 몸의 리듬도 많이 깨질 수 있는데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아가면서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은 생각보다 하는 일이 많습니다. 마음 중에서 이성은 특히 인류의 진보에 아주 중요한 일을 해 왔구요. 우리가 전염병을 이겨내는 지혜도 마음이 만들어 줬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정말 잘 간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전염병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돼서 모두에게 전파되기 때문에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정말 중요한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모두라는 점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감염 재난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시민 여러분, 다른 이전의 전염병에서도 그랬듯이 우리가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함께 마음을 모았으면 합니다. 비난을 멈추고 백신을 개발할 과학자를 응원하고 진료하는 의사, 간호사 및 병원 직원 분들을 격려하고, 지금 집단 감염으로 힘들어 하는 대구·경북지역 시민들과 굳게 연대해야 합니다.

또 자가 격리의 의무를 성실히 지켜주는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안타깝지만 환자가 돼서 질병을 극복하는 분들에게도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또 공무원들, 보건소에 계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꿋꿋이 정부를 신뢰하고 우리가 하나 되어 해결하자는 그런 노력과 협력이 정말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 감염 재난이 끝나면 우리가 슬기롭게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이기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전염병과의 싸움에서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전염병은 한 사람의 전파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우리 이웃을 지키는 것입니다. 가장 현명한 분이라고 한다면 차분한 마음으로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지내는 안정된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여러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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