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정착 계획 수립해야”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정착 계획 수립해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3.13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장기입원에 대한 보상 국가가 해야”
장기입원 후유증이 원래의 병원으로 돌아가려는 경향 보여
“모든 폐쇄병동 추방하고 생존자 실태조사 진행해야”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입원환자 103명 중 101명이 감염되고 이중 7명이 사망한 사태에 대해 정부가 이들의 지역사회 정착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동료지원센터)는 12일 성명을 내고 “물건처럼 배달되는 대남병원 동료들을 정부는 책임지고 지역정착 계획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병동 입원환자들 중 양성 확진자와 음성 확진자 등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국립중앙의료원 등으로 분산 소개돼 있다. 입원환자 일부는 청도대남병원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지원센터는 “대남병원 장기입원 생존자 동료들은 다시 청도(대남병원)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과연 그것이 진정 그들이 원하는 삶인지 우리 사회는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그간의 폐쇄적 정신병동 운영이 지역사회와 입원 정신장애인들의 상호작용을 차단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제거해 버렸고 입원 환자들 역시 긴 병동생활로 퇴원하려는 의지와 무관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동료지원센터는 “그들이 원하는 삶을 꿈꿀 수 있는 권리마저, 변하지 않는 장기입원 굴레 속에 잃어버리고 다시 그 장기입원의 뫼비우스로 향해 이곳저곳 물건처럼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것이 정의로운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남병원 생존자들도 충분히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다”며 “(장기입원 퇴원자도) 지역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활기술을 습득해 나가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기를 희망하기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장기입원됐던 지난 세월에 대한 보상을 정부와 사회에 요청한다”며 “모든 폐쇄병동을 대한민국 사회에서 추방하고 생존자 실태조사를 통해 인권 문제에 직면할 용기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동료지원센터는 정부에 대해 ▲폐쇄병동 추방 ▲병동 내 실태조사 ▲당사자단체의 권익옹호 활동 체계 마련 ▲대남병원 생존자들에 집과 지역사회 서비스 마련 등을 촉구했다.

<성명서 전문>

물건처럼 배달되는 대남병원 동료들을

정부는 책임지고 지역정착 계획 수립하라!

코로나19 유행병 창궐 이후, 정신병원 내 폐쇄병동의 위험성과 반인권적인 ‘수용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외면만 하고 있던 그리고 감출 수 있다면 감추고자 했던 인권문제의 민낯이 수면 위로 등장한 것이다.

현재 대남병원 장기입원 생존자 동료들은 다시 청도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과연 그것이 진정 그들이 원하는 삶인지 우리 사회는 고민해야된다.장기간 입원을 하면, 대부분 감정표현이 줄어들고 직원 및 가족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순종하며 개인적인 관심사와 취미 및 생활기술 능력은 저하되기 마련이다(Ying, 2003). 또한 지역사회와 동료를 차단함으로써 다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제거하고 움츠러들게 만들며 무관심과 같은 장애들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Huaili et al. 1999) 우리 동료들이 과연 정말로 원한 선택인지를 계속 되묻고 생각하여야만 한다.

그들이 원하는 삶을 꿈꿀 수 있는 권리마저, 변하지 않는 장기입원의 굴레 속에 잃어버리고 다시 그 장기입원의 뫼비우스로 향하며 이곳저곳 물건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과연 이것이 정의로운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대남병원 생존자들도 충분히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다. 장기입원 후 퇴원한 사람들도 스스로 지역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기술을 습득해나가며 친구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보다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기를 희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Leff & Noam, 2000).

우리는 그 동안 장기입원 되었던 지난 세월에 대한 보상을 정부와 사회에 요청한다. 지금이라도 모든 폐쇄병동을 대한민국 사회에서 추방하고 생존자 실태조사를 통해 인권문제에 직면할 용기를 요구한다.

폐쇄병동을 대한민국에서 추방하라.

내 실태조사를 통하여 인권문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

참여하여 권익옹호를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라.

생존자들에게 지역사회에 거주할 수 있는 집과 서비스를 마련하라.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