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현병 당사자 3500여 명 치료받지 않아…빈곤층 대부분으로 의료접근권 취약
지난해 조현병 당사자 3500여 명 치료받지 않아…빈곤층 대부분으로 의료접근권 취약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10.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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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의원, 건보공단·심평원 자료…“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조현병 환자 3500여 명이 지난 1년간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조현병 환자는 21만4천17명이지만 이중 3천575명은 일 년 간 조현병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조현병 치료제는 총 397개이다. 이중 7개를 제외한 나머지 약제는 모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2년에 3천575명의 조현병 환자가 약물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현병 약제에 대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청구내역이 있는 환자 대부분은 복용 여부 확인이 어려운 경구치료제만 이용하고 있다. 또 1~6개월에 한 번씩만 투약하는 장기지속형 주사 치료제 이용 인구는 2만9천744명(14%)였다.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의 약제 접근성이 이처럼 제한되는 원인으로 환자가 치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병철 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암 환자의 경우 좋은 약제가 급여되면 직접 맞으러 가는데 조현병 환자의 경우 좋은 약이 급여돼도 자발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 해소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부터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의료기관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3월 기준 급성기 치료활성화·병원 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 참여율은 10%,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의 경우 참여율 역시 3%에 불과하다.

또 전체 조현병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9만1천664명(43%)은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점도 치료제 사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들은 본인부담률이 낮음에도 취약계층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비용조차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조현병 환자의 경우 여러 요인들로 인해 다른 환자들에 비해 치료 접근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조현병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제때,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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