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신질환 유행의 시대에 정신질환을 묻는다...휘태커 ‘약이 병이 되는 시대’ 출간
[신간] 정신질환 유행의 시대에 정신질환을 묻는다...휘태커 ‘약이 병이 되는 시대’ 출간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10.0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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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매드 인 아메리카>(Mad in Merica) 창립자이자 발행인인 로버트 휘태커의 책 ‘약이 병이 되는 시대-어떤 유행병의 해부’가 번역 출간됐다.

휘태커는 미국 출신 저널리스트로 그간 정신의학 및 제약산업에 관한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헤쳐왔다. 그는 이 책으로 2010년 최고의 탐사 저널리즘 도서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정신질환이 별다른 저항 없이 사회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시대에 전염병을 치료하듯이 정신과 약물이 뇌의 특정 부위를 타게팅해 정신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신질환 진단이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DSM)을 토대로 의사 판단을 통해 이뤄지지만 저자는 DSM이 제시하는 각 정신질환의 단일 생물학적, 유전학적 원인은 거의 밝혀진 바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정신과 약물치료에 대한 근본적 의혹의 제기다.

책에서 저자는 약물이 효과를 발휘하는 기전을 정신질환의 병인론으로 환원시키는 오류를 지적하며 이른바 ‘화학 불균형 이론’을 신화라고 말한다. 약물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오히려 환자의 기능이 떨어지는 학술적 근거를 기반으로 이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휘태커는 방대한 연구 자료와 전문가 인터뷰를 비롯해 무엇보다 정신과 약물을 경험한 정신질환 당사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날것으로 생생하게 드러낸다.

책을 번역한 장창현 정신과 전문의는 “우리는 정신질환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정신과 약의 양면성을 깊이 있게 살필 수 있다”며 “제약회사와 정신의학계의 사회경제적 속성이 정신과 약물 사용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탐색 또한 여느 책에서 보기 힘든 내용”이라고 소개한다.

장 전문의는 한국사회적의료기관협의회 회원 기관인 느티나무의원, 살림의원, 원진녹색병원에서 정신과 순회진료를 해 오고 있다. 특히 2022년 4월부터는 정신질환 당사자와 그 가족, 조력자들과 ‘함께하는 약선택을 통한 회복 실천운동’을 이끌어오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비판정신의학’이 있다.

문의 건강미디어협동조합 healthmediaco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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