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개 국립정신병원 입원환자 4년 새 절반 줄어…정신과 전문의 충원율도 41% 불과
전국 5개 국립정신병원 입원환자 4년 새 절반 줄어…정신과 전문의 충원율도 41% 불과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3.10.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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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 2019년 1897명에서 지난해 909명으로 52% 급감
김원이 의원 “공공의료체계 붕괴 우려…의사 충원과 처우 개선 필요”
국립정신건강센터. [사진=연합뉴스]
국립정신건강센터. [사진=연합뉴스]

국립정신건강센터 등 전국 5개 국립정신병원의 입원 환자 수가 4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충원율이 41%대에 머무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립정신병원 5곳의 정신과 전문의 충원율은 41.2%에 그쳤다. 정원 80명에 비해 현 인력은 33명에 불과한 셈이다.

병원별로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정신과 전문의 충원율이 정원 39명에 현원 15명으로 38.4%밖에 되지 않았다. 국립공주병원과 국립부곡병원은 각각 정원 11명에 현원 3명으로 27.2%에 그쳤다. 국립춘천병원 42.8%(정원 7명, 현원 3명), 국립나주병원 75%(정원 12명, 현원 9명)으로 전 병원이 정원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 정신과 전문의 32명이 근무했지만 이후 대거 사직하면서 인력 공백이 심각한 상태다.

국립춘천병원은 지난해 8월 병원장이 임기 만료로 퇴직한 후 올 상반기까지 전문의가 한 명도 없었다. 지난 7월에야 병원장이 임명되고 의사 2명이 충원돼 3명이 진료를 맡고 있다. 국립부곡병원은 지난 1997년 ‘약물중독진료소’를 개소해 마약류 중독자 전문치료보호기관이지만 역시 의사 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공백은 입원환자 수의 급격한 하락을 불러왔다. 병원들은 의사 부족으로 인해 야간 당직근무나 응급환자 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없어 입원환자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보건복지부.
자료=보건복지부.

김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개 병원의 입원환자 수는 2019년 1천897명에서 지난ㄴ해 909명으로 52.1%나 줄었다.

같은 기간 국립정신건강센터 입원환자 수는 708명에서 208명으로 70.6% 줄었고 국립춘천병원은 263명에서 80명(69.6%), 국립부곡병원은 243명에서 124명(49%)으로 각각 감소했다.

국립정신병원은 자타해 우려가 있고 증상이 심해 민간 병원이 진료하기 힘든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특히 마약중독, 재난, 사고 트라우마 치료 등도 담당하고 있지만 인력 확충이 되지 않아 난관에 봉착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국립정신병원은 정신건강 분야의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곳으로 지역사회 정신질환 관리의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병원에 대한 국가 지원 강화와 함께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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