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자살로 응급실 찾은 환자 절반이 10~20대…가족 문제보다 ‘정신과 문제’가 최다
자해·자살로 응급실 찾은 환자 절반이 10~20대…가족 문제보다 ‘정신과 문제’가 최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11.08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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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2022년 손상 통계 발표…10년 새 응급실 내원환자 1.8배 늘어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 누리집 갈무리.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 누리집 갈무리.

지난해 자해나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중에서 MZ세대인 10~20가 차지하는 비율이 10년 새 15.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자해·자살 이유가 10년 전에는 가족·친구와의 갈등이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8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 응급실 23곳을 찾은 손상환자는 19만3384명이었다. 이중 입원 환자는 3만788명(15.9%), 사망 환자 수는 2613명(1.4%)로 나타났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성은 57.5%로 여성(42.5%)보다 많았다.

자살·자해로 응급실 내원 환자 수는 2012년 5375명에서 2022년 9813명으로 1.8배 늘었다. 특히 자해·자살을 시도한 10~20대는 2012년 1656명에서 지난해 4530명으로 2.7배 급증했다.

자해·자살을 시도한 이유는 과거에는 주변인과의 갈등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2022년에는 환자 본인의 정신과적 문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정신과적 문제로 자해·자살을 시도한 환자는 전체의 44.1%에 달했다. ‘가족·친구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환자는 25.5%로 뒤를 이었다. 10년 전인 2012년 조사에서는 ‘가족·친구와의 갈등’이 27.9%, ‘정신과적 문제’는 16.5%로 10년 만에 순위가 뒤바꼈다.

자살·자해 환자의 비율은 2012년 2.2%에서 2022년 5.1%로 2.3배 증가했다. 특히 10~20대 자해·자살 시도자의 비율은 2012년 30.8%에서 지난해 46.2%로 15.4%포인트 늘었다. 10대의 자해·자살 환자 수는 2012년 615명에서 지난해 1786명, 20대는 동기간 1041명에서 2744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 누리집 갈무리.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 누리집 갈무리.

MZ세대의 중독 환자도 크게 늘었다. 2012년 1158명이었던 10~20대 중독환자는 2022년 277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중독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환자 중 10~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입원 17.9%, 사망 2.19%에서 2022년 입원 28.0%, 사망 9.4%로 늘었다.

중독 손상환자 중 74.5%는 자해·자살 목적이 있다고 답했고 중독물질은 치료약물이 66.9%, 인공독성물질 10.7%, 가스 10.3%, 농약 9.5% 등이었다.

음주 상태가 자해·자살·폭력·타살 등 의도적 손상에 미치는 경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음주 상태의 환자 중 의도적 손상을 입은 환자는 5.8%였으나 음주 상태에서 의도적 손상을 입은 환자는 33.8%를 차지했다. 음주 상태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손상기전은 추락·낙상 43.2%, 부딪힘 22.5%, 중독 11.2% 등이었다.

지영미 질병관리처장은 “운수 사고나 추락·낙상 등으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위험요인을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를 통해 손상 발생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수칙 등을 개발·배포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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