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경쟁교육에 멍드는 청소년들…상담교사노조 “학생 심리·정서적 위기 98% 달해”
살인적 경쟁교육에 멍드는 청소년들…상담교사노조 “학생 심리·정서적 위기 98% 달해”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3.11.0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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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전문상담교사 노조 설문조사, 학생 열에 네 명은 ‘가장 심각한 수준’
픽사베이.
픽사베이.

청소년들이 학업 경쟁으로 심각한 심리·정서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심리·정서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응답률이 98%에 달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실시됐으며 초·중·고·특수학교 및 교육행정기관·연수기관에서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 208명이 참여했다.

전문상담교사들은 자신들이 관찰한 학생들의 학업 경쟁 고통 수준에 주목했다. 5점 척도로 나타낼 경우 ‘가장 심각한 수준’인 ‘5점’을 부여한 교사들이 40%가 넘었다.

학생들의 무기력감과 자해·자살 충동 위기도 지목됐다. 전문상담교사들의 68.1%가 학생들의 자해를, 61.4%가 자살 증상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토와 두통, 생리불순, 불면과 같은 신체적 이상 증상을 겪는 학생들은 59%에 달했다. 이어 관계의 어려움(57.5%), 게임 중독(37.2%), 학업과 진학 포기(35.3%), 분노·우울·공격성 등 심리적 이상(32.4%), 등교 거부(1.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문상담교사들은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 앞에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현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염려하는 교사들은 76%에 달했다. 지금의 참혹한 현실을 생각할 때 ‘그대로다’라는 응답까지 합치면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고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생각은 99.5%에 달했다.

문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대학 서열화 해소가 4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입 절대 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8.1%였다. 이는 학생들이 겪는 학업 경쟁의 상당 부분이 치열한 대입 경쟁에서 비롯됐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강 의원은 “경쟁과 비교의 고통을 온맘과 온몸으로 호소하는 학생들이 상황을 알고 있다면 경쟁이 우려되는 2028년 대입 개편 시안, 일반고 전환 정책 폐지안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학생이기에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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