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학업 경쟁으로 심각한 심리·정서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전국전문상담교사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학업 경쟁과 부담으로 심리·정서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응답률이 98%에 달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실시됐으며 초·중·고·특수학교 및 교육행정기관·연수기관에서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 208명이 참여했다.
전문상담교사들은 자신들이 관찰한 학생들의 학업 경쟁 고통 수준에 주목했다. 5점 척도로 나타낼 경우 ‘가장 심각한 수준’인 ‘5점’을 부여한 교사들이 40%가 넘었다.
학생들의 무기력감과 자해·자살 충동 위기도 지목됐다. 전문상담교사들의 68.1%가 학생들의 자해를, 61.4%가 자살 증상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토와 두통, 생리불순, 불면과 같은 신체적 이상 증상을 겪는 학생들은 59%에 달했다. 이어 관계의 어려움(57.5%), 게임 중독(37.2%), 학업과 진학 포기(35.3%), 분노·우울·공격성 등 심리적 이상(32.4%), 등교 거부(1.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문상담교사들은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 앞에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현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염려하는 교사들은 76%에 달했다. 지금의 참혹한 현실을 생각할 때 ‘그대로다’라는 응답까지 합치면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고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생각은 99.5%에 달했다.
문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대학 서열화 해소가 4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입 절대 평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8.1%였다. 이는 학생들이 겪는 학업 경쟁의 상당 부분이 치열한 대입 경쟁에서 비롯됐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강 의원은 “경쟁과 비교의 고통을 온맘과 온몸으로 호소하는 학생들이 상황을 알고 있다면 경쟁이 우려되는 2028년 대입 개편 시안, 일반고 전환 정책 폐지안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학생이기에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