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인아메리카] 로버트 휘태커와의 대담 (1)
[매드인아메리카] 로버트 휘태커와의 대담 (1)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4.02.15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드 인 아메리카' 팟캐스트는 독자와 청취자가 보내준 질문에 로버트 휘태커의 답변을 들려줬다. '마인드포스트'는 생의학 모델, 정신의학의 역사, 제약 마케팅, 정신과 약물 및 전기경련 치료를 포함한 정신과 치료의 문제 등의 이야기 등 로버트 휘태커가 '매드 인 아메리카'의 독자 및 청취자에게 답변한 내용을 수회에 걸쳐 싣는다.

인터뷰 오디오 링크(클릭)

녹취록은 분량과 명확성을 위해 편집됐다. 위 링크에서 인터뷰 오디오를 들어보세요.

제임스 무어: 어서 오세요. '매드 인 아메리카' 팟캐스트에 다시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독자와 청취자의 질문에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버트 휘태커: 다시 오게 되어 반갑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어: 첫 번째 질문은 매드 인 아메리카 자체에 대한 주제입니다. 캐리나 씨가 첫 번째 질문을 보내주셨는데, MIA(Mad In America의 약어)가 어떻게 시작됐고 진행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휘태커: 제가 『약이 병이 되는 시대』(Anatomy of an Epidemic)을 출간한 후, 실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처방자들로부터 이 책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이미 첫 번째 책인 『매드 인 아메리카: 나쁜 과학, 나쁜 의학 그리고 계속되는 정신질환자 학대』(Mad In America)를 기반으로 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고, 다른 블로그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실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처방자, 가족 또는 활동가를 포함한 사람들이 정신의학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쓸 수 있는 포럼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버트 휘태커, '매드 인 아메리카'
로버트 휘태커, '매드 인 아메리카'

물론 『약이 병이 되는 시대』는 우리 사회가 과학에 대한 잘못된 서사를 중심으로 어떻게 조직돼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신의학을 개혁하거나 재고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실제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약물에 대해 알려진 것, 진단의 타당성에 대해 알려진 것, 그런 종류의 것들 말이죠. 이 세 가지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곧 개인 경험을 게시할 수 있는 포럼, 블로그, 연구 뉴스를 위한 공간이 있으면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매드 인 아메리카』를 출간할 때부터 커밋 콜(Kermit Cole, 매드 인 아메리카 창립 편집자)을 알고 지냈어요. 『약이 병이 되는 시대』가 출간된 후 루이자 퍼트넘(Louisa Putnam, 매드 인 아메리카 창립 이사회 일원, 정신과 개혁 및 대체 치료 옹호자)이 몇 가지 질문과 함께 저에게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우리 셋이 모여서 웹사이트를 만들어보자고 했고, 그렇게 세 사람이 웹사이트를 설립했습니다. 공동 프로젝트였고 2012년 1월에 시작됐습니다.

무어: 지금 돌이켜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드 인 아메리카'가 성장한 방식에 놀랐나요? 처음 시작할 때 웹사이트에 대한 전망은 무엇이었나요?

휘태커: 네. 저는 웹사이트가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장기적인 전망도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이 세 가지 요소를 염두에 둔 일종의 필요성이 있었을 뿐 그 이상은 없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처음부터 확장 방법에 대한 전망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매우 민첩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임했다는 것입니다. 일단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보자는 식이었죠.

무어: 비슷한 주제로 익명의 한 사람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매드 인 아메리카'는 10년 동안 진행돼 왔는데 앞으로 10년 더 지속될 수 있을까요? 

휘태커: 이를 맥락에 비추어 보면, 처음부터 주류 언론이 실제 과학에 대해 신뢰할 만한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대안 언론이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매드 인 아메리카'가 탄생한 이유입니다.

약물에 대한 정보, 연구, 뉴스, 다양한 의견과 개인적인 이야기 등 다른 웹사이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드 인 아메리카'만의 콘텐츠가 있습니다. 이제 11년이 되었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회로 하여금 다른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증거에 기반한 방식으로 그렇게 하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가장 큰 도전은 재정적인 문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저희는 약간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기부금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앞으로 10년은 더 지속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면한 과제는 매우 현실적입니다. 일반적인 자금 출처를 활용할 수 없는 대안 언론에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까요? 보조금조차도 대체로 주류에 가까운 사업들에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으로 10년은 더 살아남았으면 좋겠지만, 대안 언론으로서 저희가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지금 고려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구독 모델이 도입되면 일부 콘텐츠의 경우 전체 기사를 읽으려면 구독을 신청해야 합니다. 구독료는 한 달에 5달러, 연간 40달러 정도의 적은 금액이 될 것이며, 모든 MIA 웨비나 이벤트에 무료로 액세스할 수 있는 등 다른 혜택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무료 구독 옵션도 포함할 예정입니다. 구독료를 감당할 수 없는 분들은 저희에게 편지를 보내주시면 무료 구독자로 설정해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리소스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모든 콘텐츠에 완전히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올해 저희 사이트 순방문자 수는 약 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방문을 견고한 구독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오리지널 저널리즘 등을 계속 확장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어: 또 다른 익명의 질문입니다. '매드 인 아메리카'의 보도와 블로그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걱정은 안 하셨나요? 여기에 약간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몇 주 전에 알렌 프랜시스(이전 트위터)가 '매드 인 아메리카'는 사람들에게 약을 끊으라고 조언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데,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누군가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매드 인 아메리카'가 하는 일에 대해 비난을 퍼부은 한 가지 예입니다. 

휘태커: 이런 방해 공작은 처음부터 저희의 문을 닫게 하려고 사용된 주장이었습니다. 제가 『약이 병이 되는 시대』를 출간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책은 정신과 약물의 장기적인 효과를 살펴보면 총체적인 결과를 악화시키는 치료 형태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 책이었습니다.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기능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판일 자정 5분 후에 게재된 첫 번째 리뷰는 제가 이 책을 통해 크나큰 해를 끼쳤다고 비난했습니다. 그 리뷰어는 저를 에이즈를 부정함으로써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아프리카의 독재자에 비유했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해로운 책으로 포지셔닝됐습니다.

로버트 휘태커, '약이 병이 되는 시대'
로버트 휘태커, '약이 병이 되는 시대'

그런데 그 리뷰가 제 고향 언론 매체인 '보스턴 글로브'에 실린 후, 조간신문에서 보기 드물게 라디오 인터뷰가 취소됐습니다. 솔직히 다른 주요 신문에서는 이 책을 리뷰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저희는 약을 끊는 것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장애 때문이라기보다는 애초에 약을 복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사회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사회는 이러한 약물 사용에 대한 정보에 입각한 동의가 필요합니다. 정보에 입각한 동의를 제공하지 않는 전문가와 연구 문헌이 실제로 무엇을 말하는지 파헤치지 않는 언론이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죠. 이에 따라 약물의 효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기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단기간 복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심지어 초기 복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 약물을 사용하게 된 원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데이터에 따르면 이 새로운 질병 치료 모델로 인해 정신장애의 부담이 증가했습니다. 결과는 더 나빠졌습니다. 공공의 피해가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안타깝게도 필요한 것은 정보에 입각 한 동의를 제공하는 대안 언론입니다. 약물의 작용과 단기 효과, 장기 효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매드 인 아메리카'가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정보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됐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는 정보에 입각한 동의가 얼마나 큰 혜택을 주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매드 인 아메리카'가 사람들에게 약을 끊으라고 조언하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매드 인 아메리카』를 읽어보면 단약하는 게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엄청나게 힘든 금단 현상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는 특정 치료 방법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저희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말하는 앨런 프랜시스 같은 사람은 '아, 이 사람들은 정보에 입각한 동의를 믿지 않는구나'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야 합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숨겨야 약을 계속 복용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무어: 다음은 또 다른 익명의 질문입니다. '매드 인 아메리카'의 사명은 미국과 해외에서 정신과 치료를 재고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 사명을 완수했다고 생각하려면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나요? 

휘태커: 어떤 면에서는 이미 사명이 이뤄지고 있고 사명을 완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2년 전으로 돌아가서 인터넷과 주류 언론에 퍼져나간 이야기를 살펴보면 매우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화학적 불균형에 대한 이야기가 여전히 살아 있었고, 질병 모델도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대중 매체에서 약물 금단 효과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죠. 본질적으로 전체 질병 모델 서사가 어떻게 무너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12년이 지난 지금, 금단 효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 내부에서도 진단 범주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치료 결과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결과가 악화됐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소한 "개선이 없었다"는 인정이 있습니다. 그런 다음 급진적 변화에 대한 요구가 위에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다이니우스 푸라스가 유엔 특별보고관으로 있을 때 이러한 요구를 한 것을 말씀드리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저희가 보고서를 통해 주장해 온 것과 일치하는 요구였습니다.

물론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 모델에서 벗어나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이 있음을 인정하는 인권 모델로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300쪽 분량의 문서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했습니다. 장애는 개인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의 공간과 사회가 스스로를 조직하는 방식에서 발생합니다. 이 모든 주제는 새로운 서사에 관한 것이며 저희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주제입니다.

이제 문제는 그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새로운 서사에 대한 이러한 요구가 나오고 일반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의 형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강제 치료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기본적으로 약물, 약물, 약물, 약물입니다. 이 사명을 완수하려면 정신과가 아닌 새로운 스토리텔러가 이 의학 영역에 대한 권위를 누려야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희가 따라야 할 이야기의 스토리텔러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더 큰 그룹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 글쎄요. 의료권력은 우리 사회에서 큰 권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들을 한쪽에 놓고 이 사람들이 우리 삶의 이 부분에 대한 권위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10년 후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는 임무 완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2)에서 이어집니다. 

***

Robert Whitaker
Robert Whitaker

번역

김근영 (가비노 김)

녹취록 바로가기(클릭)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